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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515] 유권자들은 체제 변화를 원한다

2026-11-07 05:4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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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R. 리노 R. R. Reno is editor of First Things. 편집장


숫자만 보면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유권자들은 대통령 임기 중간에 집권 행정부를 질책하곤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정당 사이의 통상적인 일진일퇴 이상의 무언가를 드러냈다는 우리의 직감은 옳다.

2024년 트럼프가 승리했던 주들을 포함해 일부 주에서는 강경 진보 성향의 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했다. 일부 공화당 전략가들은 사회주의의 망령이 대중을 겁먹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부동층 유권자들은 겁을 먹기는커녕 그 극단성을 눈감아 주었거나, 아니면—내 생각은 이쪽이다—모험을 걸어 볼 의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중함 따위는 내던져 버리는 태도. 지난 10년간의 선거 결과를 특징짓는 것은 바로 이런 태도다. 2016년 유권자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그는 근소한 차이로나마 승리했다. 2020년 권좌에서 밀려난 뒤에도 트럼프는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가장 극단적인 비난을 계속해서 받았다. 파시스트. 권위주의자.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그는 다시 승리했고, 이번에는 확실한 승리였다. 유권자들은 ‘책임 있는’ 여론을 무시하고 도널드에게 다시 한번 모험을 걸 의향이 있었다.

유권자들에게는 의회 다수당을 바꾸고 수전 콜린스 같은 공화당 정치인들을 은퇴시킴으로써 현 행정부를 질책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인플레이션, 생활비, 중동 전쟁, 트럼프 일가와 그 측근들이 추구한 볼썽사나운 사익 챙기기, 갈수록 지겨워지는 트럼프 특유의 허풍이 그것이다. 하루는 이란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다음 날은 전쟁에서 이겼다고 트윗하는 터무니없는 모순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나는 더 깊은 좌절감을 본다. 무엇보다 나 자신도 그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미국에서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안다. 우리 학교들은 형편없다. 흔들리는 것은 결혼만이 아니다. 모든 차원에서 남녀 사이의 평화로운 춤이 무너졌다. 주택시장은 청년들에게 적대적이다. 진로는 불확실해졌다. 정부 지출은 아무런 제동 없이 폭주하고, 자금을 빼돌리는 사기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더 열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것이다. 유권자들은 대규모 이주, 세계화된 경제, 의기소침하고 냉소적인 국민 문화라는 21세기의 도전에 대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20세기의 정치적 결정과 규범, 통치 사고방식에 불만을 품고 있다. 그들은 변화, 그것도 근본적인 변화를 원한다.

2024년 MAGA가 호소력을 발휘한 것은 대담한 조치로 큰 변화를 이루겠다는 수사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기둥이 있었다. 이민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 구성의 변화를 막고, 미국을 재산업화하며, 기득권의 늪을 청산하고, 미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끝없고 성과 없는 전쟁에서 돌려놓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사는 계획이 아니다. 물론 첫 몇 달은 새로운 정치적 활력으로 충만해 보였다. 그러다 일론 머스크가 흥미를 잃었고, 정부효율부(DOGE)가 바꾼 것은 거의 없었다. 트럼프는 국경을 닫았지만, 추방극은 성과보다 볼거리를 더 많이 만들어 냈다. 또 불법 이민자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자석, 곧 그들의 노동력을 원하는 고용주들을 겨냥하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관세는 재산업화에 적합한 수단이지만, 트럼프의 접근은 혼란스러웠고 끊임없이 바뀌었다. 기득권의 늪을 청산한다고? 이 행정부는 정반대로 행동해, 헌터 바이든을 피라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물론, 우리는 중동에서 전쟁 중이다.

분명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몇 가지 좋은 일도 했다. 그러나 그 성과는 MAGA가 약속한 대대적인 변화에 미치지 못한다. 번쩍이는 백악관 연회장은 이 나라가 직면한 진짜 과제들, 유권자들이 해결하라고 트럼프를 선출한 그 과제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가 한 일은 그보다도 적다. 친환경 에너지 보조금을 축소한 것을 제외하면,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레이건 시대 세제 개편의 쇠약하고 노쇠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았다. 유권자 자격과 합리적인 선거 절차를 보장하기 위한 법안은 아무런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나는 일을 성사시키는 데 따르는 제약을 이해한다. 법원은 행정명령을 무효화하고, 상원은 필리버스터에 발목이 잡혀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어리석지 않다. 그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려는 진지한 의지의 흔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트럼프 백악관은 1965년 「이민·국적법」으로 확립된 이민제도를 대체할 표준 법안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물론 그런 법안이 제119대 의회를 통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목표를 진지하게 추구한다는 신호는 되었을 것이다.

더구나 트럼프의 통치 방식은 많은 경우 억만장자 몇 명을 불러 모아 오후 한나절 이야기를 나누는 데 그치는 듯하다. 이들은 현상 유지의 화신이다. 다시 말하지만, 유권자들은 바로 그 현상 유지를 뒤집으라고 그를 백악관에 보냈다.

요컨대 유권자들이 도널드 트럼프와 공화당에 모험을 건 것은, 이 나라에 큰 변화를 요구하는 큰 문제들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거의 2년이 지난 뒤, 그들은 트럼프와 공화당이 그런 변화를 이룰 능력이 없거나, 아니면 그럴 의지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내 생각을 솔직히 밝히자면, 나는 둘 다라고 본다.

트럼프에게 건 도박이 실패한 것은 어쩌면 불가피했을지도 모른다. 20세기에는 민주당이 체제 변화의 동력이었고, 공화당은 그 과도함을 완화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민주당이 지금의 기회를 붙잡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유권자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간절히 원하며, 민주당은 그들에게 그것을 제공할 것이다.

미국민주사회주의자들(DSA)의 열성 당원과는 거리가 먼 켄터키 주지사 앤디 버시어를 보라. 그는 평범한 주류 민주당원으로, ‘이 빌어먹을 정부를 좀 고치자’는 개헌을 촉구했다. 대통령 선거인단을 폐지하고, 당파적 게리맨더링을 금지하며,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판결을 뒤집자는 것이다. 기성 자유주의자들이 그토록 능숙하게 해내는 온건함과 급진성의 결합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공화당은 이미 이론화되고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다음번 진보 주도의 체제 변화에 맞서, 프랭클린 D. 루스벨트·린든 B. 존슨·클린턴으로 이어지는 체제, 곧 현재의 제도를 방어하는 데 급급해지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이 유혹을 물리칠 유일한 길은 보수가 주도하는 체제 변화를 구상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어떤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시도가 승리할 수 있음을 2024년에 보여 주었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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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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