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이 3월 22일 발표한 「위대한 령도가 안아온 수도건설의 일대 전성기」는 평양의 대규모 주택건설을 ‘사회주의 문명의 절정’으로 치켜세운 전형적인 체제 선전물이다. 그러나 화려한 수사 뒤에는 외면된 구조적 문제와 정치적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 “인민을 위한 건설”인가, 체제를 위한 전시인가
북한 매체는 평양 5만세대 주택건설을 “인민대중제일주의의 결정체”로 규정한다. 김정은이 직접 설계와 현장을 지도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했다”는 서사가 반복된다.
하지만 이 사업은 애초부터 정치적 프로젝트였다. 당 제8차 대회 이후 주택건설은 단순한 민생 정책이 아니라 “당의 권위를 보위하는 정치적 문제”로 규정되었고, 이는 곧 성과 자체보다 체제 과시가 우선된 사업임을 의미한다.
즉, 평양의 고층 아파트는 주거복지라기보다 체제 성과를 시각적으로 과시하는 ‘전시용 건축물’의 성격이 강하다.
■ 평양만의 번영, 지방의 현실은 방치
선전은 “온 나라 인민의 행복”을 강조하지만, 실제 혜택은 극히 제한된 평양 주민에게만 집중된다. 평양은 특권 계층 중심의 선별적 거주 도시이며, 지방은 여전히 식량·전력·주거난에 시달리고 있고, 농촌 및 중소도시 주택 문제는 거의 언급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5만세대 건설은 국가 전체의 주거문제 해결이 아니라 ‘수도 집중형 불균형 개발’이다. 이는 체제 유지에 필요한 핵심 계층을 관리하기 위한 정치적 배분 정책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80일 만에 초고층 골조를 완공했다며 “기적”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은 오히려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군인 건설자 및 청년돌격대 동원, 장시간 강제 노동 및 안전 기준 무시, 품질보다 속도를 중시하는 건설 방식 등 이른바 “속도전”은 현대 건설 기준으로 보면 안전과 품질을 희생한 비정상적 방식이다.
과거 북한 건축물 붕괴 사례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초고속 건설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안전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 “호화주택”의 정치적 상징성
보통강변 다락식 주택구 등 일부 고급 주택은 “근로자들의 호화주택”으로 선전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입주 대상은 충성도 높은 엘리트층 중심이고, 일반 주민 접근 불가능하며 체제 충성에 대한 보상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즉, 이는 복지가 아니라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정치적 인센티브 구조에 가깝다.
평양의 변화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이 곧 체제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번 선전이 보여주는 핵심은 정치적 성과 과시, 수도 특권층에 집중, 강제 동원과 속도전, 외형 중심의 불균형 발전에 다름아니다.
결국 “수도건설의 전성기”라는 표현은 현실을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한 정치적 서사에 가깝다. 화려한 평양의 스카이라인 뒤에서 북한 사회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