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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시장 돌진 사건 침묵

2026-05-03 07:42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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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두·타이안 의혹까지 확산되는 불안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중국에서 이른바 ‘무차별적인 사회 보복’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국이 사건 자체를 언론과 인터넷 공간에서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말 베이징 외곽 농산물 시장에서 발생한 공사 차량 돌진 사건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이 해외 플랫폼에 확산됐음에도 중국 내에서는 사실상 보도되지 않았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는 5월 1일 보도에서, 3월 말 베이징 농촌 지역의 한 시장에서 트랙터형 공사 차량이 돌진한 사건이 중국에서 완전히 검열됐으며, 사건 발생 4주가 지난 뒤에도 주민들은 입을 열기 어려워하고 경찰은 현장을 계속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도 3월 31일 중국 당국이 베이징 팡산구 시장에서 발생한 폭력적 공격을 은폐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베이징 시내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팡산구의 대한계대집으로 알려진 농산물 시장이다.

해외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노란색 대형 공사 차량이 시장 안으로 돌진해 노점과 사람들을 들이받는 장면, 시민들이 운전석으로 올라가 운전자를 끌어내리는 장면, 여러 명이 쓰러져 있는 장면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어권 자료에서는 이 사건이 2026년 3월 29일 오전 11시에서 정오 사이 발생한 것으로 정리돼 있으나, 공식 발표가 거의 없어 정확한 사망자와 부상자 규모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사건 발생이 아니라 ‘정보 소멸’에 가깝게 보이는 당국의 대응이다. 중국 내 포털과 소셜미디어에서는 관련 검색 결과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시장 이름을 검색해도 사건 이전의 장터 정보만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찾은 외신 기자가 경찰에 의해 신원을 확인당하고 곧바로 제지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는 과거 유사 사건 때 당국이 최소한의 사망자·부상자 수와 피의자 정보를 공개하던 방식과도 달라진 모습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차량 돌진, 흉기 난동, 학교 주변 공격 등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중국 관영매체는 평소 미국의 총기 폭력과 마약 문제, 도시 치안 혼란을 부각하며 공산당 통치 아래 중국 사회의 안정성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내부에서 벌어지는 무차별 공격과 사회적 분노의 폭발은 ‘치안 안정’이라는 선전 구호 뒤에 누적된 불안과 균열을 드러낸다.

이번 논란은 베이징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4월 말 산둥성 타이안시에서 대규모 폭발 사건이 발생했고, 현지 부시장을 겨냥한 공격이었다는 미확인 전언이 해외 중국어권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다만 이 사건의 구체적 사상자 규모와 동기, 실제 표적 여부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관련 소식이 빠르게 차단됐다는 점은 중국 사회에서 사건 자체보다 ‘사건을 말할 수 없음’이 더 큰 공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두에서도 차량이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중국어권 매체는 5월 1일 청두 고신구 젠난대도 일대에서 차량 충돌 사건이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났다고 보도했으며, 공식 통보 기준으로는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사회 보복’이라는 표현은 중국 내에서 개인의 분노가 불특정 다수에게 폭발하는 사건을 설명하는 말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이 표현은 단순한 범죄 분류를 넘어 중국 사회의 구조적 병리를 가리킨다.

경기 침체, 실업, 부동산 붕괴, 지방 재정 악화, 법적 구제 통로의 부재, 표현의 자유 억압, 억울함을 호소할 제도적 장치의 차단 등이 겹치면서 사회적 좌절이 폭력적 방식으로 분출되는 것이다.

권위주의 체제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건 자체보다 사건이 만들어내는 질문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왜 사람들은 절망을 제도 안에서 해결하지 못하는가. 왜 피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까지 사라져야 하는가.

중국 당국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고 지워버리는 방식을 택한다면, 이는 사회 안정이 아니라 불안을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무차별 공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범죄다. 그러나 범죄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진실 은폐가 아니라 원인 규명, 피해자 보호, 투명한 수사, 사회적 안전망의 회복이다.

중국 공산당이 사건 보도를 금지하고 인터넷 흔적을 삭제한다고 해서 시민들의 불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말할 수 없는 사회, 질문할 수 없는 사회, 억울함을 호소할 수 없는 사회가 또 다른 폭발을 준비하게 만든다.

베이징 팡산구의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됐는지, 가해자는 누구였고 왜 그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중국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사건을 지우는 국가는 피해자를 두 번 침묵시키는 국가다.

그리고 언론이 침묵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진실이며, 그다음으로 무너지는 것은 시민의 안전이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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