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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선 특별기획 : 사전투표의 배신] ⑭

2026-05-20 08:19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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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관위는 행정기관이 아니라 헌법기관이다”
- 국민에게 ‘믿어달라’가 아니라 ‘확인하게 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다. 국민 편의를 제공하는 민원기관도 아니며, 투표 절차를 기술적으로 처리하는 사무기관에 머물 수도 없다. 선관위는 대한민국 헌법이 직접 설치한 헌법기관이다. 그 존재 이유는 오직 하나다. 국민주권이 선거라는 절차를 통해 정당하게 행사되고, 그 결과가 국민 모두에게 의심 없이 수용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관위가 국민 앞에 보여야 할 태도는 행정기관식 해명이 아니다. “문제없다”, “규정대로 했다”,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말만 반복해서는 선거 불신을 해소할 수 없다. 선거는 국민이 국가권력을 위임하는 가장 중대한 헌법 행위다. 그 과정에 의문이 제기되면, 선관위는 방어적 태도로 국민을 설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열어야 한다.

사전투표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편의를 확대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편의를 확대하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감시·검증·보관·이송·개표 절차가 국민 눈앞에 충분히 공개되고 있느냐는 점이다. 사전투표함이 어디에 보관되는지, 누가 관리하는지, 봉인은 어떻게 확인되는지, CCTV는 실질적으로 열람 가능한지, 참관인은 전 과정에서 실질적 감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

그런데 선관위의 답변은 대체로 관료적이다. “규정에 따라 관리하고 있다”,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필요하면 개선하겠다”는 식이다. 그러나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선관위 내부의 자신감이 아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외부에서 확인 가능한 절차다. 민주주의에서 신뢰는 선언으로 생기지 않는다. 신뢰는 공개와 검증에서 생긴다.

헌법기관으로서 선관위는 스스로 더 높은 기준을 세워야 한다. 행정기관이라면 규정 준수만으로도 어느 정도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선거를 관리하는 헌법기관은 다르다. 선거관리의 기준은 “위법이 없었다”가 아니라 “국민이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여야 한다. 특히 사전투표처럼 투표일 전에 표가 먼저 행사되고 일정 기간 보관되는 제도라면, 절차적 투명성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국민이 선관위를 불신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불신을 제기하는 국민을 마치 선거제도를 흔드는 사람처럼 취급하는 태도다. 선거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주의를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시민적 요구일 수 있다. 선관위가 헌법기관이라면, 국민의 의문을 불편해할 것이 아니라 제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제 선관위는 세 가지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

첫째, 사전투표 전 과정의 공개성을 높여야 한다. 투표함 보관 장소, 이송 경로, 봉인 확인 절차, CCTV 운영 및 열람 기준을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둘째, 참관권을 실질화해야 한다. 참관인은 형식적으로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선거 절차의 정당성을 확인하는 국민의 눈이다. 참관인이 보관·이송·개표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감시할 수 없다면 참관제도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셋째, 선관위의 설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 논란이 생길 때마다 “문제없다”고 발표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와 개표 관리 전반에 대해 정기적으로 자료를 공개하고, 국민과 정당, 시민사회가 검증 가능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선관위는 국민 위에 있는 기관이 아니다. 헌법기관이라는 지위는 특권이 아니라 더 무거운 책임이다. 선관위가 독립성을 보장받는 이유는 국민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국민주권을 공정하게 지키기 위해서다. 독립성은 폐쇄성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독립기관일수록 더 투명해야 한다.

사전투표 제도를 둘러싼 국민 불신은 단순한 오해나 일부의 문제 제기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선거 절차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 선거 결과의 정당성도 흔들린다. 선거 결과의 정당성이 흔들리면 민주주의 전체가 흔들린다. 이것이 바로 선관위가 행정기관이 아니라 헌법기관으로서 응답해야 하는 이유다.

* 리베르타임즈는 사전투표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해부하는 특별기획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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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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