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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가 토성제약공장을 ‘2025년 10대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선전했다. 자체 기술에 기초해 설비 현대화를 이루고 의약품의 질을 높였으며, 인민경제계획을 초과 수행했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는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의료·의약품 부족 현실과는 거리가 먼 체제 선전의 전형적 문법에 가깝다.
신보는 토성제약공장이 “자체의 과학기술력”을 키워 생산 장성을 이룩했다고 강조했다. 종업원들을 교육체계에 참여시키고, 과학기술보급거점을 활용해 세계적 의학 발전 추세에 맞는 지식을 습득하게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빠져 있다.
생산된 의약품이 실제로 주민들에게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가, 품질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가, 병원과 약국에서 주민들이 필요한 약을 안정적으로 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북한의 보건 선전은 늘 “현대화”, “과학기술”, “자체의 힘”이라는 표현을 반복한다. 그러나 의료 현장의 핵심은 구호가 아니라 접근성이다. 아무리 공장이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고 해도 주민들이 약을 구하지 못하거나, 병원에서 기본 의약품조차 부족하다면 그 영예는 주민의 삶과 무관한 정치적 훈장에 불과하다.
특히 제약 산업은 단순히 생산량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원료의 안정적 확보, 제조 공정의 위생 관리, 품질 검증 체계, 유통 과정의 투명성, 부작용 관리와 임상적 신뢰성까지 종합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 매체의 보도에는 이런 구체적 기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대신 “초과수행”, “생산장성”, “기술혁신안 도입” 같은 정치적 성과 표현만 나열되어 있다.
북한 당국이 정말 주민 건강을 우선한다면 제약공장의 명예를 선전하기보다 의약품 공급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어느 지역에 어떤 약품이 얼마나 공급되고 있는지, 취약계층과 농촌 주민들이 실제로 의료 혜택을 받고 있는지, 의약품 가격과 접근성은 어떠한지부터 밝혀야 한다.
그러나 북한 체제는 주민의 고통을 드러내기보다 일부 공장의 성과를 확대 포장해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자체의 힘’이라는 구호가 현실의 결핍을 은폐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정상적 협력보다 폐쇄성과 자력갱생을 앞세워 왔다. 그 결과 주민들은 의료 장비와 의약품 부족, 지역 간 의료 격차, 치료 접근성의 한계 속에서 고통을 감내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제약공장의 성과만을 내세우는 것은 체제의 실패를 가리는 선전막에 지나지 않는다.
토성제약공장이 실제로 일정한 기술 개선을 이뤘을 가능성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성과가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점이다.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제약공장이라면 평가의 기준은 당국의 표창이 아니라 주민의 체감이어야 한다.
약이 필요한 사람이 제때 약을 구할 수 있고, 병원이 기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생명을 살리는 의약품이 정치적 특권이 아닌 보편적 권리로 공급될 때 비로소 그 성과는 의미를 갖는다.
북한 매체가 말하는 ‘10대 최우수기업’의 영예는 결국 체제 선전의 언어다. 주민 건강권의 실질적 개선 없이 반복되는 생산성과 자력갱생 구호는 공허하다.
북한 당국은 제약공장의 성과를 과시하기 전에, 주민들이 왜 여전히 기본적인 의료와 의약품 앞에서 불안해야 하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