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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매체가 평양애육원 원아들의 밝은 모습을 내세워 김정은과 노동당의 이른바 ‘후대 사랑’을 선전하고 나섰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국가의 보호 아래 행복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보도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은 아동 복지의 실태가 아니라 최고지도자의 은혜를 찬양하고 주민들의 충성을 끌어내는 데 있다.
북한 매체는 원아들을 “사랑동이”, “복동이”라고 부르며 아이들의 웃음이 모두 김정은의 ‘자애로운 손길’ 덕분인 것처럼 묘사했다. 애육원 건물과 집기류, 명절 행사까지 지도자의 특별한 배려로 포장한다.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 할 고아 보호와 양육을 마치 통치자가 개인적으로 베푸는 시혜인 양 선전하는 전형적인 우상화 방식이다.
현대 국가에서 보호자가 없는 아동에게 안전한 주거와 음식, 의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지도자의 선물이 아니라 국가의 기본 의무다. 그럼에도 북한은 제도와 예산, 전문적인 보육 체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은 채 모든 성과를 김정은 개인의 사랑으로 귀결시킨다.
아동 복지를 정치적 충성과 연결하고, 아이들의 존재마저 세습 권력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소재로 이용하는 것이다.
보도에는 아이들의 실제 생활환경과 건강 상태, 영양 공급, 교육 수준, 정서적 돌봄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다. 애육원을 자유롭게 취재한 외부 언론의 평가도 없고, 원아들이 자신의 생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
카메라 앞에서 웃는 몇몇 아이의 모습만으로 북한 전역의 보호 아동이 “한점 그늘도 없이” 살아간다고 단정하는 것은 선전일 뿐 검증된 복지 평가가 아니다.
더욱이 평양의 대표 시설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은 북한 사회의 지역 격차와 계층 격차를 가리는 효과를 낳는다. 평양애육원의 외관이 아무리 화려하더라도 지방의 육아원과 애육원, 거리와 장마당 주변에서 살아가는 취약 아동의 현실까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아동의 행복을 말하려면 모범 시설의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전국적인 영양·의료·교육 실태와 예산 집행 내역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선전의 도구가 아니라 독립된 인격과 권리를 지닌 존재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도자를 찬양하는 노래가 아니라 충분한 음식과 의료, 전문적인 심리치료, 차별 없는 교육,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다. 그러나 북한 매체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지운 채 “어머니당의 은혜”만 반복하고 있다.
북한이 자랑하는 ‘세상에 부럼없어라’는 구호 역시 현실을 증명하는 말이 아니라 주민들이 반드시 믿고 따라야 하는 정치적 명령에 가깝다. 정말로 아이들이 행복하다면 그 행복은 과장된 수식어와 지도자 찬양 없이도 객관적인 지표와 자유로운 증언으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
고아의 웃음까지 권력자의 업적으로 돌리는 사회는 아동을 보호하는 사회가 아니라 아동을 이용하는 사회다. 북한 당국은 연출된 웃음과 감상적인 선전문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모든 보호 아동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어머니당’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국가의 책임, 사회의 보호, 그리고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