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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 응원을 이른바 ‘전 조직적 애국사업’으로 규정하고 중앙에서 학교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동원에 나섰다.
선수들을 격려하는 스포츠 응원을 넘어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과 조총련 조직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정치선전 행사로 만들려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8일 북한 선수단 환영·응원을 “총련과 재일동포들의 모습을 내외에 과시하는 대중적인 애국사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중앙으로부터 지방본부와 지부, 단체, 학교에 이르기까지 모든 조직과 동포들이 함께 떨쳐나서야 할 전 조직적, 전 동포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 응원에 사실상 ‘총동원령’을 내린 셈이다.
신문은 또 “하나 된 구호, 노래, 박수와 함성”으로 “일본 사회에 조선과 총련 동포들의 위용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선수들의 경기보다 조직의 ‘위용’을 앞세운 표현에서 이번 사업의 정치적 목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이번 행사를 지난 5월 출범한 조총련 제26기의 첫 대중사업으로 규정하고, 향후 조직운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기라고 강조한 대목도 주목된다. 세력이 크게 약화된 조총련이 북한 선수단 방문을 조직 결속과 세대 재동원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학생들까지 동원되는 점도 문제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남자축구 첫 경기에는 아이치중고 전교생을 초청해 동포와 학생 200여명이 경기장을 찾도록 할 계획이며, 학생들이 응원용 수건 도안 제작에도 참여했다.
스포츠 관람은 자유다. 그러나 이를 ‘애국심 교양’과 조직 결속의 수단으로 규정하고 학생들까지 특정 체제에 대한 충성 분위기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조총련은 한때 수십만명의 조직세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그런 조총련이 국제 스포츠 행사를 이용해 다시금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모습은 오히려 조직의 위기감을 보여준다.
아시안게임의 주인공은 조총련도, 북한 정권도 아니다. 경기장에서 땀 흘리는 선수들이다.
선수들의 도전을 또다시 ‘조국 충성’과 ‘총련의 위용’이라는 낡은 정치 구호로 덮으려 한다면, 그것은 응원이 아니라 체제선전이다.
스포츠의 함성마저 충성 경쟁으로 바꾸는 조총련의 시대착오적 동원 방식이야말로 왜 재일동포 사회에서 외면받고 있는지를 스스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