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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제공 |
홍콩에서 매년 6·4 톈안먼(천안문) 사태 희생자 추모 집회를 주도해 온 민주화 단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의 전 지도부 3명이 국가정권 전복 선동 혐의로 최고 7년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법원은 11일 지련회 전 부주석 쩌우싱퉁(鄒幸彤)에게 징역 7년3개월, 전 주석 리줘런(李卓人)에게 징역 7년, 전 부주석 허쥔런(何俊仁·앨버트 호)에게 징역 5년2개월을 선고했다. 이미 해산된 지련회 법인에도 150만 홍콩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3개월 안에 납부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사건은 2020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지련회와 지도부가 ‘일당독재 종식’ 등을 주장하며 중국의 국가정권 전복을 선동했다는 혐의에서 시작됐다. 리줘런과 쩌우싱퉁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유죄 판결을 받았고, 허쥔런은 재판 전 혐의를 인정했다.
특히 법원은 판결문에서 이번 사건에 폭력이나 폭력의 위협이 없었으며, 피고인들이 ‘일당독재 종식’을 실제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당시 홍콩 사회가 불안정했고 활동이 약 14개월 동안 이어졌으며, 피고인들이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국가안전법상 ‘정황이 중대한’ 사건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각종 행사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한 시민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이 국가안전법에 저촉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활동을 계속했다는 점을 들어 ‘계획적인 행위’라고 평가했다.
세 사람의 기본 형량은 징역 7년6개월로 책정됐다. 재판 과정에서 상당 부분의 사실관계에 동의해 심리 시간을 단축했고 재판 일정이 장기간 연기된 데 따른 심리적 부담 등을 이유로 각각 3개월이 감형됐다.
리줘런과 허쥔런에게는 오랜 공직 경력이 추가로 고려됐으며, 허쥔런은 혐의를 인정한 점 등이 반영돼 최종적으로 5년2개월이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국가안보 사건을 넘어 홍콩에서 ‘천안문을 기억할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련회는 오랫동안 홍콩 빅토리아파크에서 1989년 6월4일 중국 당국의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진압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해 왔다.
중국 본토에서는 공개적으로 거론하기조차 어려운 천안문 사건을 수만 명의 홍콩 시민이 공개적으로 추모하면서, 이 집회는 홍콩의 표현·집회 자유를 상징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20년 홍콩 국가안전법이 시행된 이후 집회는 금지됐고 지련회 역시 해산됐다. 이번 재판에서는 지련회가 오랫동안 내걸었던 ‘일당독재 종식’이라는 정치적 구호 자체가 국가정권 전복 의도를 보여주는 핵심 근거로 다뤄졌다.
이 때문에 인권단체와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폭력이나 구체적인 전복 계획이 없었던 정치적 주장과 평화적인 추모 활동에 국가안전법을 적용한 것은 홍콩에서 정치적 표현의 공간이 더욱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홍콩 당국과 중국 정부는 국가안전법이 사회 안정과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리줘런과 쩌우싱퉁 측은 판결 이후 유죄 판단과 형량 모두에 대해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과 지지자들은 법정을 떠나며 깊은 실망을 나타냈다.
1989년 베이징에서 시작된 천안문의 기억을 30년 넘게 지켜온 홍콩의 촛불은 이제 국가안전법의 심판대에까지 올랐다.
이번 판결은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공산당 일당체제를 비판하고 천안문을 공개적으로 기억하는 행위가 얼마나 좁은 공간에 놓이게 됐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