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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만에 돌아온 베이징 여성.. 인신매매 참상 드러나자 관련 정보 삭제

2026-09-11 22:17 | 입력 : 안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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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쇠사슬 여성” 중국 SNS 들끓자 게시물·영상 잇따라 사라져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중국 베이징 출신 여성 쑨메이화가 약 26년간 가족과 단절된 채 지낸 끝에 최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안팎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쑨 씨가 장기간 인신매매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발견 당시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보였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그러나 사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자 관련 영상과 게시물이 중국 인터넷 공간에서 잇따라 삭제되고, 구조 과정을 알렸던 블로거의 계정마저 제한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 당국의 정보 통제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중문권 온라인 매체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쑨메이화는 오랜 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동안 자신의 본명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상태였다. 처음 이름을 묻는 질문에는 자신을 ‘고채화’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머물던 마을에서는 ‘장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구조 과정에 참여했다고 밝힌 한 블로거는 쑨 씨의 신분증을 확인한 뒤에야 본명이 ‘쑨메이화’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그를 계속 ‘메이화 언니’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가족의 비극이다. 쑨 씨가 사라진 뒤 큰 충격을 받은 부모는 딸과 재회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족으로는 70대가 넘은 오빠 쑨바오화와 해외에 거주하는 언니 등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쑨바오화는 여동생을 찾는 데 도움을 준 블로거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오랜 세월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여동생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26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에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사건이 알려진 지난 9월 9일 중국 국내외 소셜미디어에서는 큰 반향이 일었다. 네티즌들은 쑨메이화의 모습을 과거 중국 사회에 충격을 준 이른바 ‘쇠사슬 여성’ 사건과 비교하며 “또 하나의 쇠사슬 여성 아니냐”, “이것이 인간 지옥의 현실”이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부터 분위기는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보에서 관련 게시물과 영상 상당수가 검색되지 않거나 삭제됐으며, 샤오훙슈에서도 관련 검색 결과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온라인 매체가 게재했던 글 역시 접속할 수 없는 ‘404’ 상태로 바뀌었다고 관련 게시자들은 주장했다.

사건을 알리는 데 참여한 블로거 역시 자신의 계정이 제한됐다고 호소했다. 특히 중국 주요 매체들이 사건을 거의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의문을 키운다. 인신매매와 여성 납치 문제는 단순한 개인 범죄를 넘어 중국의 농촌 사회, 공안 행정, 호적 제도와 지방 권력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중국에서는 과거에도 장기간 감금되거나 강제 결혼·출산 피해를 입은 여성 사건이 알려질 때마다 당국의 초기 대응과 정보 공개 방식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쑨메이화 사건 역시 진상이 규명돼야 할 핵심은 명확하다. 그녀가 지난 26년 동안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생활했는지, 실제 인신매매가 있었다면 누가 그를 거래하고 이동시켰는지, 공안과 지방 행정기관은 왜 장기간 그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피해자의 정신적·신체적 상태에 대한 보호와 치료 역시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또한 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게시물 삭제가 아니라 투명한 조사다.

한 여성이 26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그 긴 세월 동안 벌어진 일을 밝히고 책임자를 찾아 처벌하는 것이다. 사건을 알린 사람들의 입을 막고 관련 기록을 인터넷에서 지우는 것으로는 인신매매의 참상도, 중국 사회가 던지는 질문도 사라지지 않는다.

쑨메이화의 잃어버린 26년은 한 개인의 불행만이 아니다. 그것이 실제 조직적 인신매매와 장기간의 방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중국 당국은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국민과 국제사회 앞에 설명해야 한다.

진실을 지운다고 사건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안·두·희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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