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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정식 담화의 ‘평화’ 논리

2026-11-02 21:14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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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 억제와 상대국 ‘통제’를 함께 내세운 북한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을 비난하며 핵전력 강화를 가속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정식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11월 2일 담화에서 한미의 ‘아이언 메이스’ 연습을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목적으로 한 훈련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외부의 군사적 위협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자국의 핵 증강이 평화를 보장한다는 결론까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담화는 위협을 강조하면서도 핵 증강이 초래할 위험과 긴장 완화의 조건에는 답하지 않았다.

담화의 핵심적인 문제는 군사연습의 존재와 실제 공격 의도를 곧바로 동일시한다는 데 있다. 한미가 핵·재래식 전력의 연계 운용을 논의한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북한이 이를 안보 위협으로 인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더라도 해당 연습을 북한을 핵으로 공격하려는 의도의 증거로 단정하려면 훈련의 구체적인 가정과 운용 조건을 뒷받침할 근거가 필요하다. 담화는 이러한 설명 대신 훈련 명칭과 비난 표현을 앞세웠다.

실제로 주한미군이 공개한 2024년 첫 아이언 메이스 연습은 확장억제와 유사시 한국 재래식 전력의 미국 전략작전 지원을 위한 공동기획 절차 등을 논의하는 도상연습이었다. 이는 당시 한미 당국이 밝힌 목적이며, 올해 연습의 세부 내용을 모두 설명하는 자료도 아니다.

다만 공개된 설명과 북한의 공격 의도 단정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있다. 그 간극을 검증 없이 지워버리면 분석은 선전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더 큰 한계는 북한 스스로의 군사정책이 상대의 위협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배제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한미의 군사활동을 자국 핵전력 강화의 근거로 제시한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한국과 미국도 북한의 핵전력 강화를 추가적인 억제 조치의 이유로 삼을 수 있다.

서로가 자신의 행동은 방어이고 상대의 행동은 공격이라고 주장하면 군비 경쟁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번 담화에는 이 악순환에서 북한이 부담해야 할 책임에 대한 성찰이 없다.

특히 “더욱 강력한 핵수단”으로 적들을 “구속통제”해야 한다는 표현은 주목할 대목이다. 공격을 막겠다는 설명에 상대의 행동을 제약하겠다는 목적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두 목적은 겹칠 수 있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핵무기로 어느 범위의 행동까지 통제하려는지 밝히지 않은 채 평화 수호만 강조한다면, 주변국은 이를 방어적 선언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

“힘이 곧 평화”라는 주장 역시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없다. 군사력이 공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과, 군사력이 커질수록 평화가 보장된다는 주장은 별개다.

위기 상황에서는 상대의 의도를 잘못 판단하거나 통상적인 군사활동을 공격 준비로 오인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핵전력의 규모와 위력만 강조하면서 소통과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빠뜨리면 평화를 지킬 정책은 불완전해진다.

국방정책에 “추호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대목에서도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현존하는 위협뿐 아니라 앞으로의 위협까지 핵 증강의 근거로 삼으면서, 어떤 변화가 있어야 증강 속도를 늦추거나 정책을 재검토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협이 커져도 핵을 늘리고 긴장이 줄어도 같은 정책을 유지한다면, 핵 증강은 안보 환경에 대한 대응이라는 설명만으로 정당화되기 어렵다.

한미 역시 훈련을 방어적이라고 설명하는 데서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핵전력과 재래식 전력의 연계가 상대에게 어떻게 해석될지 검토하고, 군사적 대비와 함께 오판을 줄일 소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과제가 북한의 무조건적인 핵 증강을 정당화해 주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정책은 각자가 초래하는 위험까지 포함해 평가받아야 한다.

북한이 지역의 평화를 책임지겠다고 한다면 핵전력 강화의 의지만 반복할 일이 아니다. 긴장을 낮출 조건과 상호 군사적 자제의 가능성, 위기 소통에 응할 의사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번 담화는 군사력을 더 키우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밝혔지만, 그 힘을 둘러싼 대결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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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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