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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고원까지 뻗은 드론 감시망

2026-10-04 16:23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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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단체, 중국 공개 조달문서 분석.. “구조와 감시의 경계 불분명”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중국 당국이 티베트의 목축지대와 종교시설, 국경 통로까지 경찰용 드론 감시망을 확대하고 있다는 인권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정형 감시카메라가 닿기 어려운 고원과 산악지역에 무인기를 투입하면서 주민의 이동과 종교 활동에 대한 감시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공된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티베트 워치(Tibet Watch)는 중국 정부의 입찰 서류와 낙찰 공고, 경찰 발표, 비행 제한 공고, 훈련 보고서 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문서는 2017년 6월부터 2026년 7월까지 공개된 자료로, 티베트자치구와 쓰촨·윈난의 티베트인 거주지역을 포함한다.

조사에서는 시위와 댐 건설 갈등이 발생했던 지역,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리는 사원 주변, 과거 티베트인들이 네팔로 탈출하던 국경 통로 등에 드론과 관련 장비가 배치된 정황이 확인됐다.

다만 보고서는 공개 문서만으로 특정 인물이나 특정 시위를 겨냥한 드론 운용 사실까지 입증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장비의 구매·배치와 실제 감시 활동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공식 문서에 명시된 대테러, 국경 안보, ‘안정 유지’, 종교행사 인파 관찰 등의 임무는 무인기가 치안 통제 체계에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거리의 감시카메라에서 고원 상공으로

자료에 소개된 케이트 손더스는 경찰용 드론이 가져온 핵심 변화로 감시의 지리적 확장을 꼽았다. 해발 4,500미터 안팎의 목축지를 오가는 주민이나 카일라스산을 순례하는 사람, 네팔로 이어지는 고산 통로를 걷는 사람도 공중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가체 도심에는 열화상 카메라와 줌 렌즈, 확성기를 갖춘 무인기를 운용하는 자동화 드론 기지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기록에 따르면 이들 무인기의 누적 비행 거리는 2025년 12월까지 2만2,700킬로미터를 넘었으며, 기지 한 곳의 감시 범위는 반경 10~15킬로미터에 이른다.

감시 장비를 확보한 기관도 자치구 차원의 부서에서 현급 공안국까지 다양했다. 공안과 인민무장경찰, 국경 관리기관이 함께 무인기 도입에 나서면서 감시망이 여러 행정 단계에 걸쳐 구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가 집계한 2020년 12월부터 2026년 1월 사이 관련 구매는 최소 12건으로, 공개된 계약 금액은 약 2,479만 위안이다. 여기에는 드론뿐 아니라 함께 구매한 관련 장비도 포함된다.

댐 반대 시위 지역과 종교행사 주변에도 배치

쓰촨성 더거에서는 2024년 승려와 주민들이 강토 댐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 15개월 뒤 현지 공안국의 항공 감시 장비 구매가 이어졌다. 더거의 도로 검문소에는 DJI 자동화 무인기 장비가 도입됐으며, 강 건너 장다현에서는 드론 정찰과 대드론 대응 기능을 갖춘 장비의 조달이 추진됐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적 선후관계만으로 댐 반대 시위가 장비 구매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보고서는 이 같은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주민 저항이 있었던 지역에 감시 기반시설이 확대되는 양상에 주목했다.

종교행사도 공식 감시 임무에 포함됐다. 시가체의 타시룬포 사원 주변을 담당하는 드론 기지는 대규모 행사 인파 관찰을 상시 용도 가운데 하나로 명시했다. 라싸에서도 드론 기단과 무인기 탐지·대응 시스템이 확보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경지역에는 에베레스트산 일대의 경찰용 드론 기지와 딩제현의 저고도 경찰업무 부대 등이 배치됐다. 인권단체는 이 지역 산길이 과거 티베트인들의 피난로이자 내부 소식이 외부로 전달되는 통로였다는 점에서, 감시 확대가 주민의 이동과 정보 전달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당국은 공중 관측 확대, 민간 비행은 통제

보고서는 중국 당국이 드론을 통해 공중 관측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민간의 드론 운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주민이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할 수 있더라도 댐으로 침수되는 마을이나 종교시설 철거의 전체 규모를 확인하려면 항공 영상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민간 드론의 사용이 제한되면 이러한 현장을 독립적으로 기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민간 드론 실명 등록과 비행 제한을 시행해 왔으며, 티베트 가차현도 비행 전 현지 경찰에 등록·신고하도록 하는 지방 규정을 도입했다. 신규 민간 드론의 실명 등록을 이륙 가능 여부와 연동하고, 비행 중 식별 신호를 송신하도록 하는 기술적 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드론 관리에는 항공 안전이라는 목적이 있지만, 인권단체는 당국의 감시 확대와 민간 촬영 제한이 함께 진행될 경우 정보 접근의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조와 ‘안정 유지’, 같은 장비와 인력으로 수행

중국 공식 문서는 드론의 공공서비스 용도도 소개하고 있다. 재난지역 조사와 실종자 수색, 초원 관찰, 가축 수색 등이 대표적이다. 아리에서는 경찰이 드론을 이용해 목축민이 잃어버린 소 67마리를 찾아준 사례도 보고됐다.

인권단체 역시 이러한 활용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다. 문제로 지목한 것은 구조와 감시 사이의 제도적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2023년 산난에서 열린 25일간의 경찰용 드론 교육에는 52명이 참여했다. 교육 임무에는 순찰과 긴급 구조, 대중 홍보, ‘안정 유지’가 함께 포함됐다. 주민을 돕는 장비와 인력이 주민의 행적을 추적하거나 집회를 통제하는 임무에도 투입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자료에 소개된 C4ADS 분석가 미셸 콘디는 구매 기록만으로 모든 비행의 실제 목적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당국이 공식 문서에서 대테러와 국경 안보, 치안 유지, 사원 행사 인파 관찰을 직접 용도로 명시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티베트에서 드론이 개별 경찰기관의 보조 장비를 넘어 광범위한 치안 기반시설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권단체가 제기한 핵심 우려는 기술의 존재 자체보다 그 운용 방식에 있다. 구조와 안전을 위해 확보한 공중 관측 능력이 주민의 이동과 종교 활동, 외부와의 소통을 통제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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