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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황즈펑(조슈아 웡)이 10월 13일 수감 상태에서 서른 번째 생일을 맞았다. 청소년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그의 장기 수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의회는 홍콩 정치범 석방과 범죄인 인도 중단을 촉구하며 중국과의 관계에서 인권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7일 ‘유럽연합(EU)과 중국의 정치적 관계에 관한 권고안’을 찬성 454표, 반대 86표, 기권 110표로 채택했다. 권고안은 경제·무역 불균형과 중국의 러시아 지원 문제뿐 아니라 홍콩의 자유와 법치 훼손을 주요 현안으로 다뤘다.
황즈펑은 홍콩 민주파의 비공식 예비선거와 관련된 이른바 ‘47인 사건’에서 국가정권 전복 공모 혐의로 징역 4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기존 형기에 따른 출소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지만, 복역 중 추가 기소된 사건이 그의 석방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9월 외국 세력과의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은 황즈펑 등이 해외 정치·언론 활동을 통해 중국과 홍콩에 대한 제재를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혐의의 법정 최고형은 종신형으로, 추가 형량에 따라 수감 기간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유럽의회가 석방을 요구한 인물에는 황즈펑을 비롯해 언론인 리즈잉, 법학자 다이야오팅, 민주화운동가 량궈슝·쩌자청·쩌싱퉁과 국가보안법에 따라 여전히 수감 중인 ‘47인 사건’ 관련자들이 포함됐다. 의회는 홍콩의 사법 독립과 표현의 자유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홍콩으로의 모든 범죄인 인도 조치를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
이번 권고안은 홍콩 내부의 탄압과 함께 해외로 확장되는 압박에도 주목했다. 해외 활동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등을 지적하며, EU 차원에서 초국가적 탄압에 대응할 체계를 마련하고 중국의 이른바 해외 경찰 거점을 폐쇄하도록 요구했다.
영국 기반 인권단체 홍콩워치는 권고안 채택을 환영했다. 메건 쿠 정책총괄은 유럽 각국이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위협받는 홍콩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며, EU 기관과 회원국들이 중국 정부와의 회담에서 정치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할 것을 요청했다.
홍콩 당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홍콩 정부는 9일 발표한 입장에서 권고안의 홍콩 관련 내용이 편향되고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안법이 사회 안정과 경제활동 회복에 기여했으며, 홍콩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홍콩 입법회 역시 정치범 석방 요구가 법원 판결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라며 비난했다.
권고안 자체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유럽의회가 대중국 관계를 논의하면서 홍콩 인권과 해외 민주인사 보호를 함께 제기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경제·무역 협력 과정에서도 정치적 자유와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겠다는 의회의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황즈펑의 서른 번째 생일은 홍콩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청년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묻게 한다. 유럽의회의 석방 요구가 실제 외교적 조치로 이어질지, 그리고 홍콩 당국이 국제사회의 우려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향후 쟁점으로 남는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