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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억만금 들인다”는 북한 육아 선전

2026-10-23 20:53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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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5일 빠짐없이 공급” 주장하면서 실적·예산 공개 없어
- 국가의 책임을 지도자의 은혜로 포장은 여전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어린이 젖제품 공급 정책을 내세워 김정은의 ‘후대 사랑’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어린이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영양식품을 공급한다는 주장과 달리, 이를 확인할 구체적인 실적과 영양상태 조사 결과는 제시하지 않았다.

어린이 건강을 평가해야 할 자리를 지도자에 대한 감사와 충성의 언어가 채우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제공된 북한 선전 글은 국가가 어린이 영양식품의 생산·가공부터 저장·수송·품질검사까지 책임진다며 이를 “세상에 유일무이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생후 7개월부터 6살까지 어린이 한 명에게 공급되는 젖제품이 수백㎏에 이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글에는 연도별 생산량과 실제 공급량, 대상 어린이 수, 지역별 공급 이행률 등이 없다. “수백㎏”이라는 표현 역시 제품의 종류와 산정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실제 영양 공급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 공급 기준을 마련했다는 사실과 그 기준이 모든 가정에서 충족됐다는 사실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특히 “단 하루도”, “한g도”, “단 한명도” 빠짐없는 공급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점검 자료는 내놓지 않았다. 섬마을에 배가 달리고 산골에 운반차가 간다는 일화는 개별 사례일 뿐, 전국적인 공급의 안정성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평양의 공급기관 관계자 발언만으로 지역 간 격차까지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생산 확대 주장에도 같은 문제가 있다. 글은 당 제8기 기간에 젖소 수가 1.4배, 염소 수가 2배 이상 늘고 원료젖 생산량도 1.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교 기준이 되는 시점과 절대 규모는 제시하지 않았다. 증가율만으로는 늘어난 생산량이 전체 수요를 얼마나 충족하는지 알 수 없다.

글 자체가 밝힌 계절적 공급 문제도 주목할 대목이다. 북한은 정책 수립 당시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부족한 양을 수입 젖가루로 보충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재 계절별 부족분은 얼마나 줄었고, 수입과 국내 생산은 각각 어느 정도를 담당하는지 밝혀야 한다. 해당 글은 이런 설명 대신 김정은의 결심과 특별조치를 부각했다.

어린이들의 영양상태가 개선됐다는 주장 역시 보건성 관계자의 포괄적인 발언에 머물렀다. 키와 몸무게가 늘었다는 설명만으로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는 없다. 조사 대상과 기간, 연령별 성장 지표, 영양부족 비율의 변화 등을 함께 공개해야 성과의 범위와 남은 과제를 확인할 수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가의 양육 지원을 지도자 개인의 시혜로 바꾸는 서술 방식이다. 글은 젖제품 공급을 설명할 때마다 김정은의 사랑과 헌신을 반복하고, 주민들의 눈물과 감사, 노동당 만세를 정책의 성과처럼 제시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필요한 영양을 보장하는 일은 국가가 수행해야 할 공적 책임이다. 그 재원과 노동 역시 사회 전체가 부담한다. 이를 지도자가 베푸는 선물처럼 묘사하면 주민의 권리는 희미해지고 감사의 의무만 강조된다.

젖제품 공급을 확대하려는 정책의 가치는 실제로 아이들의 건강이 얼마나 나아졌는지에 달려 있다. 성과가 있다면 투명한 자료로 확인하고, 부족한 지역과 공급 차질이 있다면 드러내 개선하는 것이 먼저다. “완벽한 실행”을 거듭 선언하는 방식으로는 현장의 문제를 찾기도, 바로잡기도 어렵다.

북한 당국이 보여줘야 할 것은 김정은을 찬양하는 주민의 눈물이 아니라, 어느 지역의 어떤 아이도 영양 부족으로 뒤처지지 않는다는 검증 가능한 결과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도자의 은혜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먹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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