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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516] 이제 생명 수호자들이 AI 혁명에 참여할 때다

2026-11-08 08:18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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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카모시 Charles Camosy is a professor of moral theology and bioethics at the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 미국 가톨릭대학교 윤리신학 및 생명윤리학 교수


중간선거 이후 생명 수호 운동을 결산한 조너선 밴 매런의 『First Things』 기고문은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다. 그의 핵심 진단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우리는 버지니아주(62.4%)와 네바다주(63.4%)의 주민투표에서 참패했고, 미주리주에서도 또다시 10% 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동시에, 미시간주의 마이크 로저스처럼 이전에는 생명 수호 입장을 지지하다가 이를 버린 공화당 인사들은 선거에서 크게 패하면서 자신의 핵심 가치마저 저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밴 매런이 정당 정치의 도구를 되살릴 방안을 제안하는 반면, 나는 생명 수호자들이 이 운동의 3.0 버전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모색하면서, 현재의 정치적 격변과 재편의 물결을 창의적으로 타야 한다고 여전히 믿는다.

이 새로운 운동은 모든 인간에게 동등한 보호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면서, 기본적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나는 내년 1월 출간될 새 책에서, 서구 선진국에서 사실상 되살아나고 있는 영아 살해로부터 장애가 있는 신생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과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의 동등한 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우리 운동의 전통적이고도 바람직한 대응은 다른 전략들과 병행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내가 밴 매런 및 ‘세속적 생명 수호’(Secular Pro-Life)의 모니카 스나이더와 함께 주장했듯이, 특히 낙태약이 위험할 정도로 확산되는 시대에 원치 않거나 강요당하는 낙태가 놀라울 만큼 높은 비율로 발생하게 만드는 구조와 체계에 대처하는 데 주력하는 것도 포함된다.

중간선거 투표에서 당한 참패는 상당한 다수가 우리와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인간 존엄성을 위협할 거대한 위험들, 곧 사악하면서도 터무니없게 ‘여성 건강 보호법’이라는 이름이 붙은 법안, 의사 조력 살해를 허용하려는 재차의 시도, 우생학적 배아 선별검사를 통해 수백만 명의 아주 작은 인간 존재를 이용하고 폐기하는 일을 막아 내려면, 인간의 인격적 존엄성에 관한 우리의 비전을 공론장에서 설득력 있게 제시할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주목할 점은, 이제 미국인 가운데 상당한 다수가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도덕적·법적 가치에 관하여 기능주의적 설명이나 의지에 근거한 설명, 또는 이 둘 모두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출생 전이나 출생 직후의 존재가 누군가가 원하는 존재라면, 그 아이는 ‘아기’다.

그렇지 않으면 ‘태아’이며, 합법적으로 죽일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은 출생 전이나 출생 직후의 인간들을 서로 구분하고 싶어 한다. 고통을 느끼거나 자기의식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특정한 기능적 능력이 있다면 상당한 객관적 도덕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정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쓰레기처럼 버려도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릇된 인간관에 도전할 창의적인 방법을 찾는 이들에게, 생명 수호 운동이 AI 혁명에 참여할 엄청난 기회를 맞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분명하다. 이 혁명을 둘러싼 정치는 적어도 앞으로 2년, 아마도 앞으로 20년 동안 정치의 중심을 차지할 것이다. 이 격변의 시기에 공화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 어떤 세력이든 반사적으로, 또는 체념한 채 충성을 바치는 일을 피하고자 하는 생명 수호자들에게는, AI를 둘러싼 정치가 우리가 안이하게 그려 놓은, 대체로 일관성도 없는 좌우 구도에 들어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예컨대 버니 샌더스와 스티브 배넌은 최근 생명의 미래 연구소가 개최한 ‘인간을 위한 집회’에서 잇달아 연단에 올라 AI 및 기술업계의 과두 지배자들을 비판했다. AI 문제에서 정치적 경계를 넘어 협력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현 행정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테크 브로’들의 자금이었다. 그러나 중간선거에서 드러난 유권자들의 강력한 질책은 AI를 대하는 흐름을 이전과는 상당히 다르고 훨씬 더 회의적인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최근 시장에서 벌어진 대규모 기술주 매도 사태가 이를 분명히 보여 준다.

레오 교황의 위대한 회칙 「위대한 인류애」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기능주의자들과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의 그릇된 비전에 맞서 선포하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인간학에 있다. 우리의 가치는 우리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몸과 영혼을 지닌 피조물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우리의 의식 수준이나 계산 속도, 인지 능력, 효율성의 정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레오 교황은 기능주의적 관점을 완전히 뒤집고자 애쓴다.

그리스도께서 드러내 주신 인간의 위대함은 우리의 한계, 유한성, 취약성, 그리고 우리가 서로, 또 하느님과 관계를 맺도록 지음받았다는 사실을 통해 드러난다. 실제로 우리 주님께서는 고대 세계에서는 당시 문화에 극단적으로 도전하는 말로 여겨졌을 법한 말씀을 하시며,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순박한 어린아이들처럼 되어야 한다고 분명히 이르신다.

이는 AI와 기술 혁명을 지배하는 인간관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내가 최근 『워싱턴 이그재미너』에 썼듯이, 잭 도시의 새로운 음성봇 데사(Dessa)나 앤트로픽의 챗봇 클로드(Claude) 같은 기술에는 마치 자신이 인격체인 것처럼 우리와 상호작용 하도록 설계된 기능이 있다. 인간이 쓴 글, 인간의 말소리, 인간의 추론, 심지어 인간의 감정까지 기능적으로 동등한 수준으로 모방하는 이 기술의 능력은 이미 놀라울 정도다.

비극적이게도,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소수, 특히 취약한 처지에 있는 이들은 이미 이 봇들과 실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도록 기만당했다. 그렇게 믿게 된 것은 이해할 만하며, 때로는 그 결과가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미 매우 심각한 이러한 결과들은 AI가 인간을 모방하는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발전시킬수록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광범위한 반발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다. 압도적 다수는 기술 기업들이 리로이 젠킨스조차 얼굴을 붉힐 만큼 무모하고 어리석은 AI 추구를 멈추고 방향을 바꾸기를 바란다. 실제로 2026년 6월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등록 유권자의 77퍼센트가 AI를 법적 권리나 인격을 부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언제나 인간의 통제를 받는 도구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직관을 지닌 사람들은 그것을 인간학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명 수호자들은 이 주제에 관한 공적 담론에 참여하여 필요한 비전을 명료하게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 AI는 몸을 지닌 영혼이 아니므로 인격체일 수 없다. 도덕적 가치는 계산 속도나 의식 수준, 효율성 같은 기능적 능력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하느님의 모습과 닮은 꼴로 창조된 피조물이라는 데서 나온다. 그리고 어린 나이나 노령, 질병이나 장애로 기능적 능력이 저하된 인간들은 어떤 면에서는 도덕적 배려와 법적 보호를 덜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받아야 한다.

레오 교황은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신비롭게도 우리가 주님의 현존을 가장 뚜렷하게 만나는 때는 우리의 기능적 한계가 가장 온전히 드러나는 순간들이다. 인간 존엄성에 관한 이러한 이해는 객관적으로 참일 뿐 아니라, AI와 기술 혁명을 비판적으로 마주하는 수많은 이들이 지닌 강력한 직관을 설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제 생명 수호자들이 이 논쟁에 뛰어들 때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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