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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도쿄도본부가 최근 집행위원회를 열고 조직 결속과 성과를 강조했지만, 그 실질적 의미를 놓고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겉으로는 ‘동포 사회를 위한 활동’과 ‘민족교육 발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북한 체제 선전과 충성 결집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회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 연주로 시작해, 조직 내부 인사 문제와 사업 총화를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다. 김정은 체제의 노선을 재일 동포 사회에 그대로 이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조직적 충성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회의에서 강조된 ‘100일 혁신운동’과 ‘강령적 서한 관철’은 일반적인 사회단체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이는 북한 내부에서 반복되어온 정치 동원 방식과 동일한 구조로, 해외 동포 사회까지 체제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문화·복지 활동을 넘어, 사실상 정치적 동원 체계로 기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총련 측은 동포 생활상담센터 운영, 교육·문화 활동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 역시 순수한 복지 차원을 넘어 조직 통제와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기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민족교육 고수’라는 표현은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강조하기보다는, 특정 이념과 체제에 대한 충성 교육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일본 사회 내에서 살아가는 재일 동포 청소년들에게 오히려 폐쇄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회의 전반에 흐르는 또 하나의 특징은 ‘결속’과 ‘성과’에 대한 과도한 강조다. 이는 역설적으로 조직 내부의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총련은 재일 동포 사회 내 영향력 감소와 고령화, 젊은 세대 이탈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국적 열의’와 ‘투쟁’을 강조하는 구호는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이 아니라, 내부 결속을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 말미에 김정일 관련 노래가 연주되고, 지도자에게 보내는 편지가 낭독된 점 역시 상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의례를 넘어 개인숭배적 정치문화가 해외 조직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재일 동포 사회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약화시키고, 국제사회와의 건강한 교류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이 특정 정치 체제에 종속된 형태로 조직화될 경우, 오히려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련 도쿄본부는 오는 6월 제26차 대회를 예고하며 ‘성과 있는 결속’을 다짐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근본적인 질문이다. 과연 이 조직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
재일 동포 사회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특정 체제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인지에 대한 성찰 없이 반복되는 ‘충성’과 ‘동원’의 구조는 결국 더 큰 단절을 낳을 수밖에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