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일본 자위대가 사상 처음으로 필리핀에서 열리는 다국적 연합 군사훈련에 전투부대를 파견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협력 구도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필리핀군 총사령관 로메오 브라우너 주니어 장군은 오는 4월 시작되는 ‘어깨동무(발리카탄, Balikatan)’ 연합훈련에 일본이 전투 병력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일본 전투부대가 필리핀 영토에 전개되는 사례로, 역사적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브라우너 사령관은 “과거 전쟁에서 서로 맞섰던 양국이 이제는 공동 방어를 위해 같은 전선에 서게 됐다”며 “미국, 호주와 함께 4개국 협력 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일본은 해당 훈련에 인도적 지원 및 재난 대응 분야 중심으로 제한적 참여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투부대 파견을 통해 명실상부한 핵심 참여국으로 격상된다.
주필리핀 일본대사 엔도 가즈야 는 “양국 간 안보 협력이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이번 조치는 매우 자연스러운 진전”이라며 “오랜 역사적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은 구체적인 병력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필리핀 측은 약 1,000명 규모의 파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훈련은 4월 20일 시작해 5월까지 필리핀 전역에서 진행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다. 미국, 일본, 호주, 필리핀을 비롯해 캐나다·프랑스·뉴질랜드 등이 참가하고, 최대 18개국이 참관단을 파견한다.
훈련 내용도 기존보다 한층 확대된다. 특히, 미군의 고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과 해병대 원정 미사일 체계(NMESIS) 운용, 드론 방어 작전 등 첨단 전력 운용 능력도 포함될 전망이다.
이번 일본 전투부대 파견의 배경에는 지난해 9월 발효된 일본-필리핀 간 ‘상호 접근 협정(RAA)’이 있다. 이 협정은 양국 군대가 상대국 영토에서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제공한다. 이는 일본이 단순한 후방 지원 국가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지역 안보 플레이어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군사 연습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집단 억제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다국적 연합 형태의 확대는 특정 국가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대응하기 위한 메시지로 읽힌다.
필리핀은 이미 지난해 훈련에서 19개국을 초청하며 다자 협력 확대 의지를 드러낸 바 있으며, 일본의 본격 참여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은 단순한 협력 수준을 넘어 실제 전투 상황을 가정한 통합 작전 능력 검증 단계로 진입했다”며 “인도·태평양 안보 구조가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