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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먹 쥐어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을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지원하는 이른바 ‘프로젝트 프리덤’을 중동 시간 4일 오전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인도적 절차”라고 강조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다시 군사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 세계 여러 나라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자국 선박을 풀어주는 데 미국이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선박들이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적 분쟁과 대부분 무관한 “중립적이고 무고한 구경꾼”이라며, 미국이 이들을 제한된 수로 밖으로 안전하게 이동시켜 정상적인 상업 활동을 재개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상선·유조선·화물선을 미국의 지원 아래 해협 밖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AP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과 주변 해역에 약 2천 척의 선박이 갇혀 있으며, 2만 명이 넘는 선원들이 식량과 식수, 위생 물품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사람들, 기업들, 국가들을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박들 가운데 상당수가 식량과 필수 보급품 부족을 겪고 있다며, 이를 “미국과 중동 국가들, 특히 이란을 대신한 인도적 제스처”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인도적 절차가 어떤 형태로든 방해받는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Axios도 미국이 이란의 방해가 있을 경우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작전이 단순한 인도주의적 구조 조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거나 선박 이동을 통제하는 것은 국제 원유 시장과 해상 물류 전체에 압박을 가하는 전략적 카드다.
반대로 미국이 제3국 선박을 해협 밖으로 빼내는 데 성공한다면, 이란이 쥐고 있는 ‘호르무즈 봉쇄’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프리덤’은 인도주의적 명분을 앞세운 작전이면서도, 동시에 이란의 해협 통제권을 흔드는 고도의 전략적 승부수로 해석된다. 미국은 대이란 해상 압박을 유지하면서도, 이란의 봉쇄로 피해를 입은 제3국 선박과 선원들을 분리해내려는 구상을 내놓은 셈이다.
이는 국제 여론을 미국 쪽으로 끌어오고, 이란을 ‘민간 선박과 선원을 인질화한 행위자’로 부각시키려는 외교적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대응은 이번 작전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다. 이란이 선박 이동을 묵인한다면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사실상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다. 반대로 이란이 선박 이동을 방해하거나 미군 호위 전력에 위협을 가할 경우, 현재의 불안정한 휴전은 곧바로 붕괴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논의가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낮아지지 않고 있다. AP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벌크선 한 척이 공격을 받은 사건을 전하면서, 이란 전쟁 기간 해협 및 주변 해역에서 민간 선박을 겨냥한 공격 사례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호르무즈 위기를 더 이상 이란의 봉쇄 프레임 안에 방치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고한 선박과 선원의 해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란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이란이 물러서면 해협 통제력 약화를 감수해야 하고, 저항하면 인도주의 작전을 방해한 책임과 군사적 충돌 위험을 떠안게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단순한 해상 통로가 아니라 미국과 이란의 의지, 국제사회 여론, 에너지 안보가 충돌하는 시험대가 됐다.
‘프로젝트 프리덤’이 실제로 선박과 선원을 구출하는 인도적 작전으로 마무리될지, 아니면 휴전 이후 다시 전쟁의 문을 여는 도화선이 될지는 이란의 첫 대응에 달려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