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국제 > 중국 기사 제목:

고무보트로 서해 건넌 중국 인권투사 둥광핑, 캐나다서 가족과 재회

2026-06-27 16:07 | 입력 : 장춘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한국 체류 한 달 만에 출국.. 강제송환 우려 딛고 인도적 보호 결실

독자 제공
독자 제공

중국의 대표적 민주·인권운동가 둥광핑(董廣平)이 한국 체류 한 달 만에 캐나다로 출국해 가족과 재회했다.

중국 당국의 오랜 탄압을 피해 고무보트 한 척에 몸을 싣고 서해를 건넜던 그의 탈출은, 한 개인의 생존을 건 도피를 넘어 중국 공산당의 국경 밖 탄압과 국제사회의 난민 보호 책임을 다시 묻는 사건으로 기록되게 됐다.

인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둥광핑은 6월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캐나다행 항공편에 탑승했다. 그는 캐나다 외교부, 주한 캐나다대사관, 한국 정부, 변호인단, 유엔난민기구 및 국내외 인권단체들의 협력과 조율 끝에 한국을 떠날 수 있었으며, 6월 27일 캐나다에 있는 가족과 재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둥광핑의 탈출은 목숨을 건 항해였다. 그는 지난 5월 23일 중국 산둥반도 일대에서 소형 고무보트를 타고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목적지는 일본이었지만, 700km에 이르는 해상 탈출 과정에서 엔진 고장과 극심한 피로가 겹치며 항해는 중단됐다.

그는 55시간가량 바다 위에서 표류하다가 5월 25일 밤 충남 태안군 인근 해상에서 한국 어선에 발견됐고, 이후 해경에 의해 구조·체포됐다.

당시 그가 타고 있던 고무보트는 길이 약 3.3m, 9.9마력 엔진을 장착한 소형 선박이었다. 보트 안에는 옷가지와 생활용품 등이 실려 있었고, 둥광핑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한 채 통역을 통해 입국 경위 조사를 받았다.

한국 해경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그는 출입국 당국으로 신병이 인계돼 조사를 받았고,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둥광핑은 단순한 불법입국자가 아니었다. 그는 중국에서 경찰과 군인으로 복무한 이력이 있으나, 199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관련 서한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공직에서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민주화 활동과 인권운동을 이어가다 여러 차례 구금됐고, 2014년 톈안먼 희생자 추모 행사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다시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그의 탈출 시도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둥광핑은 과거 태국에서 망명을 시도했고, 유엔난민기구 절차를 통해 보호 필요성이 인정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중국으로 강제송환됐다. 이후에도 대만과 베트남 등으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체포되거나 송환됐고, 그때마다 중국 당국의 감시와 탄압은 더욱 거세졌다.

이번 한국행 항해 역시 자유와 가족을 향한 절박한 선택이었다. 둥광핑을 도운 중국계 캐나다 인권운동가 성쉐는 그가 “딸이 살고 있는 캐나다로 가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성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중국 반체제 인사들이 중국의 외교적 압력과 영향력 속에 강제송환된 사례가 적지 않다며, 한국 정부가 국제인권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둥광핑을 중국으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해 왔다.

둥광핑 사건은 2023년 수상 오토바이를 타고 중국 산둥성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탈출한 중국 반체제 인사 권평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권평 역시 한국 도착 직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으나, 국내외 인권단체의 지원과 국제적 관심 속에 이후 미국으로 향했다. 둥광핑도 권평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에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탄압을 피해 온 인권운동가를 단순한 밀입국자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박해 위험에 놓인 보호 대상자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한국은 난민협약 가입국이자 독자적인 난민법을 시행하는 민주국가다.

특히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받을 위험이 있는 사람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강제송환 금지 원칙은 국제인권질서의 기본이다.

둥광핑의 캐나다행은 다행스러운 결말이지만, 사건이 던진 경고는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 공산당의 국경을 넘는 탄압은 더 이상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 역시 중국의 정치적 압박, 경제적 영향력, 외교적 이해관계 속에서 인권 원칙을 지킬 수 있는가를 시험받고 있다.

고무보트 한 척으로 서해를 건넌 둥광핑의 항해는 자유를 향한 개인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민주국가들이 독재정권의 박해를 피해 온 사람들에게 어떤 문을 열어줄 것인가를 묻는 국제적 시험대이기도 했다.

둥광핑이 마침내 캐나다에서 가족을 만난 것은 한 사람의 구출을 넘어, 강제송환의 어두운 그림자 앞에서 국제 연대가 만들어낸 작은 승리라 할 수 있다.

장·춘 <취재기자>
Copyrights ⓒ 리베르타임즈 & www.libertimes.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장춘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리베르타임즈로고

신문사소개 | 찾아오시는 길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도희윤) | 기사제보 | 문의하기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5길 12 타운빌 2층 | 이메일: libertimes.kr@gmail.com | 전화번호 : 02-735-1210
등록번호 : 415-82-89144 | 등록일자 : 2020년 10월 7일 | 발행/편집인 : 도희윤
기사제보 및 시민기자 지원: libertimes.kr@gmail.com
[구독 / 후원계좌 : 기업은행 035 - 110706 - 04 - 014 리베르타스협동조합]
Copyright @리베르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