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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17세 학생까지 도로에 내모는 북한

2026-08-31 16:47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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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교육 뒤 면허 발급.. 곧바로 각 부문 ‘운전사’로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17세 안팎의 고급중학교 학생들에게 자동차 운전을 가르치고 실제 도로에서 실습까지 시킨 뒤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고 있다고 선전했다.

겉으로는 ‘실천적인 기술교육’이지만, 보도 내용을 뜯어보면 청소년을 일찌감치 국가가 필요로 하는 기능인력으로 길러내는 북한식 조기 노동력 양성의 한 단면이 드러난다.

조선신보는 31일 만경대학생소년궁전 자동차소조에서 평양시 고급중학교 2·3학년 학생 100여 명이 자동차 구조와 교통법규, 운전방법 등을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은 모의운전기재를 이용한 기초훈련에 이어 10여 대의 교육용 차량을 직접 몰며 실습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실습장을 벗어나 “큰 도로에 나가 다양한 운전기술을 련마한다”는 대목이다. 기사에는 17세 학생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문제는 안전이다. 미성년 학생들이 실제 도로에서 차량을 운전한다면 교습차량의 안전장치, 지도교원의 자격, 주행도로 통제 여부,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보상체계 등 엄격한 기준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북한 매체는 이런 핵심 사항에는 철저히 침묵했다.

대신 “부모와 동무들에게 보여주겠다”는 학생의 소감과 여학생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만 부각했다. 안전보다는 ‘성과 선전’이 앞선 셈이다.

더 주목할 대목은 교육의 최종 목적이다. 조선신보는 1년간 교육을 받은 뒤 국가 운전자격심의를 통과하면 운전면허증을 발급하며, 매년 100여 명의 수료생들이 “여러 부문과 단위에서 운전사로 일하면서 조국의 부강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학생소조’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상은 국가기관과 기업소 등에 필요한 운전인력을 학교 단계에서부터 미리 길러내는 구조라는 의문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은 면허 취득 가능 연령과 시험 기준, 신체검사, 교육시간, 자격심의 절차 등 기본적인 면허관리 체계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그저 ‘국가적인 심의’라는 말 한마디로 객관성과 안전성을 대신하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식 선전의 고질적인 모습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학생이 자동차를 배우는 평범한 교육활동조차 개인의 적성이나 진로가 아니라 결국 “조국의 부강발전”으로 귀결된다. 청소년의 꿈과 선택보다 국가가 요구하는 역할이 앞서는 사회의 민낯이다.

청소년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진정한 교육이라면 학생의 안전과 선택권이 먼저여야 한다.

17세 학생을 운전대 앞에 앉히고 큰 도로로 내보낸 뒤 이를 ‘부강조국 건설’의 성과로 자랑하는 북한의 보도는 교육의 자랑이라기보다, 학생 시절부터 사람을 국가가 필요한 노동력으로 편입시키는 체제의 현실을 스스로 보여준 선전물에 가깝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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