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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변호했다고 변호사까지 추방.. 中 ‘법치’의 민낯

2026-09-05 21:50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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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온교회 변호한 왕샤훙, 당국 압박 피해 대만 도착

독자 제공
독자 제공

중국의 대표적 비등록 기독교 교회인 베이징 시온교회를 변호해 온 왕샤훙 변호사가 중국 당국의 압박을 피해 가족과 함께 대만에 도착했다.

목회자와 신도를 체포하는 것도 모자라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와 로펌까지 탄압하는 중국 공산당의 종교·사법 통제 실상이 다시 드러난 것이다.

왕 변호사는 베이징 VDoor 로펌 파트너로, 2025년 10월부터 시온교회 목회자와 신도들을 변호하는 법률팀에 참여해 왔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이후 당국의 압박은 변호인들에게까지 확대됐다. 왕 변호사는 중국 당국이 자신과 동료들에게 로펌을 스스로 해산하라고 요구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폐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로펌 설립자 장카이 변호사는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으며, 다른 소속 변호사들 역시 업무정지 등 각종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시온교회 사건에서 손을 떼고 로펌을 떠나라는 요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에서 ‘변호할 권리’조차 공산당의 허가 아래 존재한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시온교회는 에즈라 진밍리 목사가 2007년 설립한 중국 최대 규모의 비등록 개신교회 가운데 하나다.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이른바 ‘가정교회’로, 국가가 통제하는 종교체제 밖에서 독립적으로 예배를 이어왔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진밍리 목사를 비롯한 시온교회 지도자와 관계자 18명을 체포했다. 단일 교회를 상대로 한 탄압으로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규모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진 목사는 올해 7월 석방돼 미국의 가족과 재회했지만, 다수의 시온교회 관계자들은 여전히 중국 당국의 구금과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심각한 것은 탄압의 범위가 종교인에서 변호사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의뢰인을 변호하는 것은 변호사의 가장 기본적인 직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국가가 문제 삼은 종교인을 변호했다는 이유만으로 변호사 자격과 생계가 위협받고 로펌 전체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사법제도가 시민의 권리를 지키는 장치가 아니라 공산당 통치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은 종교의 ‘중국화’를 내세우며 교회와 성당, 사찰 등 모든 종교조직에 공산당에 대한 충성과 국가 통제를 요구해왔다. 특히 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에 대해서는 폐쇄와 체포, 감시와 압박이 반복되고 있다.

왕 변호사는 현재 대만에 임시 체류하며 미국이나 캐나다 등 제3국 정착을 검토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중국을 떠날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할 경우 해외에서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국의 기독교 인권단체 대중원조협회(ChinaAid)의 푸시추 대표는 왕 변호사의 사례가 중국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과 양심수를 변호하는 법률가들이 얼마나 큰 위험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국제사회의 보호를 촉구했다.

왕샤훙 사건은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법치’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목회자를 체포하고, 교회를 폐쇄하고, 그것을 변호하는 변호사마저 삶의 터전에서 내쫓는 체제에서 법과 사법은 더 이상 국민을 보호하는 방패가 아니다. 권력을 지키기 위한 칼일 뿐이다.

신앙을 지키려는 사람도, 그들을 변호하려는 사람도 자유로울 수 없다면 그 사회에는 종교의 자유도, 변호권도, 진정한 법치도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왕샤훙이 선택한 것은 ‘이민’이 아니라 사실상 자유를 찾아 떠난 탈출이다. 그리고 그의 탈출은 오늘날 중국 공산당 체제 아래에서 신앙과 양심, 법률가의 독립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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