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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장성들이 사라진 중국의 건군절

2026-08-01 22:23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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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군사위원회 7명 중 5명 낙마…반부패인가, 절대 충성 강요인가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99주년을 맞은 8월 1일, 중국 당국은 어김없이 ‘강군’과 ‘군 현대화’를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건군절을 앞둔 7월 30일 정치국 집단학습에서 국방·군대 현대화를 고품질로 추진하고, 2027년까지 ‘건군 100년 분투 목표’를 예정대로 달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시진핑의 연설에서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첨단무기나 합동작전 능력이 아니었다. 그는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영도를 거듭 강조하며 장병들이 당의 지시를 따르도록 사상적 기반을 강화하고, 군대의 총구가 영원히 당의 지휘에 복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현재 중국군이 처한 내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군의 최고 지휘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는 사실상 붕괴에 가까운 인적 공백을 겪고 있다.

당초 제20기 중앙군사위원회는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7명으로 구성됐지만, 현재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인물은 시진핑과 2025년 부주석으로 승진한 장성민 상장뿐이다. 장유샤·허웨이둥 부주석을 비롯한 나머지 위원들은 조사, 제명 또는 사법처리 대상이 됐다.

중국 군부 숙청의 강도를 상징하는 사건은 전직 국방부장 두 명에게 내려진 극형이다. 중국 군사법원은 지난 5월 7일 웨이펑허 전 국방부장에게 뇌물수수 혐의로, 리상푸 전 국방부장에게는 뇌물수수와 공여 혐의로 각각 사형을 선고하고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두 사람은 형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더라도 종신 수감되며 감형이나 가석방도 허용되지 않는다.

2025년 10월에는 허웨이둥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 등 고위 장성 9명이 당적과 군적에서 제명됐다. 이 명단에는 동부전구와 육군·해군·로켓군·무장경찰의 전직 최고 지휘관들이 대거 포함됐다. 대만해협과 핵·미사일 전력을 담당하는 핵심 지휘관들까지 한꺼번에 제거된 것이다.

숙청은 마침내 시진핑의 군부 내 최측근으로 평가되던 장유샤에게까지 번졌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1월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류전리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장유샤가 1월 19일 체포됐으며 자택 수색과 아들에 대한 구금도 이뤄졌다고 보도했지만,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혐의와 조사 경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장유샤의 몰락은 특히 상징적이다. 그는 중앙군사위원회 지도부에서 실전 경험을 가진 대표적인 장성이었고, 그의 부친 장쭝쉰은 시진핑의 부친 시중쉰과 함께 혁명 원로로 활동했다. 2022년 제20차 당대회 당시 이미 72세였던 장유샤가 유임된 것도 시진핑의 각별한 신임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 장유샤마저 숙청 대상이 되면서 중국군 내부에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공포가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장유샤와 류전리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당의 군대 지배와 군 지도부의 권위를 위태롭게 했다고 비난했다. 부패 혐의와 함께 시진핑에 대한 정치적 불충성이 핵심 죄목으로 제시된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공식적으로 숙청된 중국군 상장·중장은 36명이며, 공개석상에서 사라졌거나 숙청 가능성이 제기된 고위 장성은 65명에 달한다. 확인되거나 잠재적인 숙청 대상자가 모두 101명에 이르는 셈이다.

연구소는 중국군 고위 지도직 176개 가운데 약 52%가 이번 인사 격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숙청된 장성 상당수가 시진핑이 직접 발탁하고 진급시킨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나는 중국군의 부패가 최고 지휘부까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연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진핑의 인사 검증과 군 통치 방식 자체가 실패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시진핑식 강군 건설’이 성공하고 있다는 중국 당국의 선전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중국군의 고질적인 부패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군 계급과 보직을 돈으로 거래하고, 무기 조달과 군사시설 건설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빼돌리는 관행은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 그러나 독립적인 사법절차와 혐의 공개 없이 진행되는 숙청은 부패 척결과 정치적 제거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시진핑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당의 군대에 대한 절대적 영도’ 역시 실제로는 중국공산당이라는 조직보다 최고지도자 개인에 대한 절대복종을 요구하는 구호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장성의 전문적 판단이 최고지도자의 의중과 충돌하는 순간 ‘주석책임제 훼손’이나 ‘정치적 불충’으로 규정될 수 있다면, 지휘관들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보다 권력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방법을 먼저 고민하게 된다.

현대전은 현장 지휘관의 신속한 판단과 자율성, 정확한 정보 보고를 요구한다. 그러나 공포와 숙청이 지배하는 군대에서는 나쁜 소식이 최고지도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지휘관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대규모 숙청이 중국군의 지휘체계와 복잡한 합동작전 수행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중국군의 혼란을 곧바로 영구적인 군사력 약화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 시진핑은 숙청을 통해 단기적인 지휘 공백을 감수하는 대신, 자신에게 더욱 철저히 복종하는 새로운 군 지도부를 구축하려 할 것이다. 중국군은 숙청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계속하고 첨단무기 개발과 핵전력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이번 숙청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중국군 장성들이 시진핑에게 충분히 충성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손으로 발탁한 장성들조차 끊임없이 의심하고 제거해야만 유지되는 체제가 과연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군 통수권자가 원하는 답만 보고하고, 전문성보다 정치적 충성 경쟁이 승진을 결정하며, 어제의 최측근이 오늘의 반역자로 추락하는 군대는 외형상 강해 보일 수는 있어도 내부적으로 안정된 군대라고 할 수 없다.

건군 100주년을 앞둔 중국 인민해방군의 최대 불안 요소는 미국이나 대만의 군사력이 아닐지도 모른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지휘부, 최고지도자의 끝없는 의심, 그리고 ‘절대충성’을 증명하기 위해 반복되는 숙청이야말로 중국군의 가장 깊은 균열일 수 있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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