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자로 봉사하던 애나가 누가 보아도 분명한 임신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을 때, 교회의 장로들은 계획하지 않은 임신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상담과 지원을 제공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애나가 들려준 이야기에 그들은 충격을 받았다.
애나는 가볍게 웃으며 이것은 전혀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불임과 반복되는 유산을 겪어 온 올케를 위해 대리모가 되어 아이를 임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애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장담했다. “이 임신에는 비도덕적이거나 성경에 어긋나는 것이 전혀 없어요.”
장로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은 교회가 이전에 이 문제를 직접 다룬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애나 역시 이 문제에 관해 어느 목회자나 교회 지도자와도 상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애나의 선택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리스도인 여성들에게 권장할 만한 모범인가? 아니면 사랑으로 대하되 단호하게 바로잡아야 할 행위인가?
C. 벤 미첼은 2026년 6월 성공회 생명윤리센터 출범 행사에서 이 사례를 소개했다. 그리고 이 사례는 오늘날 많은 교회가 실제로 처해 있는 상황을 잘 보여 준다. 신자들은 자신의 교회로부터 아무런 가르침도 듣지 못한 채 불임과 생식 기술에 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교회 지도자들은 그러한 결정과 마주했을 때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 문제가 미국의 정치적 논쟁 한가운데로 들어오고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2024년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냉동 배아도 인격체라고 판결하면서 체외수정(IVF)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고, 두 대통령 후보 모두 서둘러 자신이 ‘체외수정 지지(pro-IVF)’ 입장임을 내세웠다.
나는 2024년이 체외수정에 있어서, 낙태 문제에서 1973년이 그러했던 것과 같은 해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곧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수정되는 순간부터 인간 생명을 일관되게 존중하는 전국적 운동이 시작된 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내렸을 당시, 목회자들에게 성경적 확신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낙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자료를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든 것은 많은 사람이 낙태를 정치적 문제나 사목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로 여겼다는 사실이다.
가톨릭교회의 많은 이들이 생명 수호의 입장을 굳건히 지킨 반면, 개신교계에 존재했던 이러한 불확실성은 결과를 낳았다. 교회가 처음부터 알고 있어야 했던 진리를 다시 회복하는 데에는 한 세대에 걸친 신학자들과 목회자들, 교사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곧 인간 생명에 관한 문제는 신학의 옷을 입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인 정치적 함의를 지닌 신학적 문제라는 진리다.
우리는 지금 체외수정과 관련하여 이와 비슷한 전환점에 서 있다. 다시 한번 많은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말해야 할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애나의 교회 장로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현재 성인 약 6명 가운데 1명이 불임 문제를 겪고 있으며, 신자들은 교회의 지침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가족연구위원회의 성경적 세계관센터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다수는 교회가 사회적·정치적 책임(79%), 낙태와 생명의 가치(71%), 인간의 성(68%)에 관해 더 많은 세계관 교육을 제공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생명윤리와 인간존엄센터가 실시한 2018년 조사에서는 목회자들이 “불임에 관한 상담을 가장 어려워한다”고 나타났다.
또한 루터교회 미주리시노드와 콘코디아 신학교가 후원한 2014년 조사에서는 목회자의 82% 이상이 신자들에게 체외수정에 관해 조언하기 위해 더 나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여러 연구가 일관되게 보여 주는 것은, 목회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자신들을 준비시키는 추가적인 자료를 원하며 실제로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작가 헤일리 바우마이스터가 2025년 평신도 그리스도인 약 200명을 대상으로 비공식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응답자들은 자신의 교회가 출산, 피임, 생식기술에 관해 거의 완전히 침묵하고 있다고 압도적으로 답했다. 그 결과 부부들은 “그때그때 우리 스스로 방법을 만들어 가거나”, 아니면 주변 문화가 행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가장 많이 요청한 것은 놀랄 만큼 소박했다. 혼인 전 상담에서, 강단에서, 그리고 목회자가 제공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교회가 그저 이런 문제들에 대해 말해 주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교회는 성경적 인간학이 전하는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이 복음은 불임과 생식 기술의 문제에 직접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기술들이 혼인과 성(性), 그리고 자녀라는 하나의 결합을 어떻게 분리시키는지, 인간 생명을 어떻게 상품화하는지,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낳아진 존재”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교회가 더욱 깊이 성찰하도록 어떻게 요구하는지를 숙고해야 한다.
맞춤형 아기, 세 부모 배아, 그리고 예비 부모에게 가장 건강하고 가장 똑똑하며 가장 외모가 뛰어난 인간 배아를 선택할 수 있다고 약속하는 선별 기술의 사례들을 거론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교회 좌석에 앉아 불임으로 고통받고 있거나 고통스러운 질환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부부들은 어떠한가? 여러분의 배우자가 자신이 불임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털어놓는다면 무엇이라고 말하겠는가? 딸에게는? 사촌에게는? 친구에게는?
다행히도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을 준비시키는 자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벤 미첼이 애나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 주었듯이, 사례 연구는 매우 유익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미 어떤 가정들이 체외수정이나 대리모 출산을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고, 목회자 자신도 아직 답을 찾고 있는 교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례 연구는 교회 지도자들과 소그룹, 공동체가 곧바로 직접적인 가르침에 들어가기 전에 이러한 문제의 성경적·윤리적·실천적 차원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또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면 교회 안의 누군가가 갑작스럽게 충격을 받는 상황도 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보다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 그리스도인들에게 내가 권하고 싶은 세 가지 중요한 자료가 있다.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을 준비시키기 위해 설립된 성공회 생명윤리센터는 생명의 시작과 끝, 인공지능(AI), 체외수정, 대리모 출산, 난자와 정자 기증, 배아 입양, 피임, 유전자 검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글을 제공한다. 각 글은 해당 판단의 성경적 근거와 의학적·기술적 설명을 제시하며, 마지막에는 상담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제적인 질문과 자료를 포함한 사목적 적용 도구를 제공한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출산을 다시 생각하다’는 그리스도인들이 거대한 생식 산업을 상대로 생명 수호 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며, 같은 이름의 팟캐스트와 서브스택을 통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웹사이트에는 ‘도움과 희망’이라는 항목이 마련되어 있는데, 임신이 잘되지 않을 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체외수정을 고려하고 있거나 체외수정 이후 회복 중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실제적인 질문들을 다룬다. 이 단체는 또한 최초의 시도가 될 다큐멘터리 《냉동된 고아들》 제작을 위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케이티 파우스트와 그녀의 팀은 저서 ‘Them Before Us’를 바탕으로, 교회가 소그룹 모임이나 교역자 교육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련의 영상과 기타 자료를 제작했다. 이 시리즈는 이러한 문제를 신앙에 충실하게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연법의 원리와 성경 신학을 배우는 데 매우 유익한 자료다.
이와 함께 조슈아 D. 홀러의 《체외수정에 대한 잘못된 이해: 체외수정의 위험에 관한 필수 안내서》〕, 매튜 아보의 《불임의 길을 함께 걷기: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성경적·신학적·도덕적 조언》〕, 그리고 맷과 앤 마리 요컴의 《부부를 위한 불임 지원 안내서: 성경적 세계관으로 불임의 여정을 헤쳐 나가기》도 언급할 가치가 있다.
1973년, 그리스도인들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 수호 운동(pro-life movement)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 싸움을 모태 안의 태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체외수정을 통해 매년 생성되고 선별되며 냉동되고 폐기되는 수백만의 인간 배아들을 위해서도 계속해야 할 때다.
그리스도인들이 불임 문제를 새롭게 성찰해 나가는 지금, 목회자들과 지역 교회는 신자들, 특히 불임을 겪고 있는 이들이 성경적 인간학이 전하는 복음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을 가르치고 준비시켜야 한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