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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맹을 ‘외세’로 부르는 민주당

2026-10-18 09:02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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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선택적 헌법 수호에 실소를 금할 수 없어

발언하고 있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
발언하고 있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

4성 장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발언에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세미나 발언을 두고 “영토주권 침해”라며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대한민국의 영토와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마땅하다. 그러나 군사적 관할과 국가의 영토주권부터 구별해야 그 주장에도 설득력이 생긴다.

보도에 따르면 브런슨 사령관은 “대한민국은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에서 보면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대목은 ‘유엔군사령부의 관점’이라는 전제다. 표현의 적절성을 따질 수는 있다. 그러나 이 한마디를 곧바로 대한민국의 헌법상 영토를 부정한 선언으로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상 영토와 정전협정에 따른 군사적 관리 범위는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정전협정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설정하고,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의 민사행정과 구호에 관한 책임을 유엔군사령관에게 부여했다. 이러한 정전관리 책임이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유엔사에 넘겼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강조한다고 정전협정상의 관리 체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유엔사는 대한민국의 헌법기관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천명하는 영토의 범위와 유엔사가 정전관리 임무를 수행하며 설명하는 관할의 범위가 언제나 같은 문장으로 표현돼야 할 이유는 없다. 유엔사가 대한민국의 헌법상 영토를 자신의 군사적 관할과 동일시한다면, 북한과 중국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정전관리 기구의 설명에는 그 임무에 따른 맥락이 있다는 사실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까지 지낸 김 의원이 모를 리 없다.

더욱 걸리는 것은 김 의원이 꺼내 든 ‘외세’라는 단어다. 그는 대한민국 영토가 “그 어떤 외세의 관할도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장만 떼어 놓으면 주권국가의 당연한 원칙이다. 그러나 동맹국 사령관과 유엔사의 역할을 비판하는 자리에서 이 표현을 사용하면, 함께 안보를 지탱해 온 존재를 배척해야 할 외부 세력처럼 들리게 한다. 동맹 내부의 이견을 왜 굳이 ‘외세 대 민족’의 구도로 끌고 가는가.

북한은 오래도록 한미동맹을 공격할 때 ‘외세’와 ‘외세 배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같은 단어를 썼다고 곧바로 같은 의도를 가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인은 자신이 선택한 말이 어떤 인식을 확산시키는지 책임져야 한다. 동맹이라는 말에는 인색하면서 외세라는 말에는 거침이 없다면, 국민은 그 안보관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을 일제와 같은 배척의 대상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언어가 대한민국의 안보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민주당과 김 의원이 헌법의 영토조항에 그토록 진심이라면, 그 원칙은 북한을 향해서도 일관돼야 한다.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인 별개 국가로 규정하는 주장 앞에서도,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논하는 자리에서도 같은 무게로 헌법을 말해야 한다. 동맹을 질타할 때만 유난히 높아지는 헌법 수호의 목소리로는 선택적 원칙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브런슨 사령관의 표현이 부정확했다면 정확한 취지를 확인하고 설명을 요구하면 된다. 실제 권한을 넘어선 주장이 있었다면 근거를 들어 바로잡으면 된다. 그것이 주권국가 정치인의 당당하고 책임 있는 대응이다. 맥락을 건너뛴 사과 요구와 ‘외세’라는 낙인은 문제 해결보다 불신을 키운다.

헌법은 동맹을 공격할 때만 꺼내 드는 정치적 무기가 아니다. 4성 장군 출신 정치인에게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자극적인 구호가 아니라, 주권과 동맹을 함께 지켜 낼 정확한 판단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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