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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방어’와 ‘자위’의 이름으로 커지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

2026-10-31 22:31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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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공중훈련과 북한 국방성 담화, 억제의 논리에 가려진 충돌 위험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한미 연합공중훈련 ‘프리덤 플래그’를 둘러싸고 한반도에 다시 거친 경고가 오가고 있다. 한미는 연합작전 능력과 전투 생존성 강화를 훈련 목적으로 내세우지만, 북한은 이를 대북 전쟁 준비로 규정하며 무력 대응을 예고했다. 각자가 안보를 주장하는 사이, 정작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책임은 뒤로 밀리고 있다.

한국 공군 발표를 전한 보도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10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 진행된다. 한미는 이를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으로 설명했다. 반면 북한 국방성은 30일 담화에서 훈련의 도발성을 주장하며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훈련의 목적과 성격을 둘러싼 양측의 설명은 뚜렷하게 엇갈린다.

한미가 답해야 할 문제는 ‘방어적 훈련’이라는 설명만으로 군사적 파급효과까지 해소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훈련을 실시하는 쪽의 의도와 상대가 받아들이는 위협은 다를 수 있다. 다양한 항공전력의 운용과 작전 숙달이 자국에는 대비태세 강화이지만, 상대에게는 공격 능력의 시연으로 읽힐 가능성이 있다. 방어 목적을 강조하는 것과 오판 가능성을 실제로 낮추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그렇다고 북한 담화가 훈련의 공격적 의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담화는 여러 군종의 전력과 정찰·급유·무인 자산이 동원됐다는 점을 들어 한미의 설명을 부정한다. 그러나 동원 전력의 종류만으로 전쟁 개시 의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담화가 제기한 미 해병대 정찰훈련의 ‘킬 체인 지원’ 주장 역시 구체적인 임무와 관련 발표를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위협에 대한 평가를 곧바로 상대의 확정된 의도로 바꾸면, 분석은 사라지고 적대적 결론만 남는다.

북한 담화의 더 큰 모순은 충돌 위험을 경고하면서 스스로 대응의 한계를 지우고 있다는 데 있다. 담화는 군사적 움직임이 돌발적인 무력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자신들의 선택에는 제한이 없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상대의 행동에는 자제를 요구하면서 자국의 무력 사용에는 포괄적인 정당성을 부여하는 논리다. 자위권을 주장한다고 해서 모든 대응의 필요성과 비례성이 자동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향한 모욕적 호칭도 문제다. 이런 언어는 구체적인 행동과 책임을 따지기보다 상대 전체를 적으로 규정한다. 군사적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의도와 대응 범위를 명확히 전달하는 일이다. 적대감을 부풀리는 표현과 모호한 보복 경고는 오히려 상대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번 사안에서 드러나는 것은 ‘우리의 군사행동은 방어이고 상대의 군사행동은 도발’이라는 논리의 충돌이다. 다만 양측의 주장이 대립한다는 이유로 개별 행동의 책임까지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훈련의 규모와 내용, 무력시위의 성격, 경고의 수위는 각각 구체적인 근거로 평가해야 한다.

한미는 훈련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규모와 시기, 작전 내용이 긴장 관리에 미치는 영향도 설명해야 한다. 북한 역시 안보 우려를 무제한적 대응의 명분으로 삼는 태도를 거둬야 한다. 훈련 관련 정보의 적절한 공개, 군사적 소통 창구 확보, 우발적 상황에 대한 대응 절차 마련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

군사력의 준비 정도만으로 안보의 성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 상대를 압박하는 능력만큼 충돌을 예방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한미와 북한이 입증해야 할 것은 더 강한 경고를 내놓을 의지가 아니라, 그 경고가 실제 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통제할 책임이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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