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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삼성노조의 결기, 끝까지 보여주기 바란다

2026-05-06 07:5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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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노조 경영’으로 돌아가든지, ‘민주노총’식으로 끝장을 보든지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삼성노조는 파업을 멈춰서는 안 된다. 적어도 자신들이 내세운 명분과 노선이 진심이라면 그렇다. 지금 와서 임금과 처우, 현실적 손익계산 앞에서 슬그머니 물러선다면 그것은 스스로가 비판해 온 ‘자본의 질서’ 안에서 안락을 찾는 또 하나의 귀족노조에 지나지 않음을 자인하는 꼴이 될 것이다.

삼성은 오랫동안 ‘무노조 경영’이라는 원칙 아래 성장해 왔다. 이 원칙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체제 속에서 삼성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수출경제의 핵심 동력이 되었고, 수많은 임직원과 협력업체, 국가 경제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다. 선배 세대가 땀과 절제, 조직적 헌신으로 일구어낸 성취가 오늘의 삼성을 만들었다.

그런 삼성에서 노조가 출범했다. 그것도 단순한 사내 복지 개선 조직이 아니라, 민주노총의 노선과 결합되었거나 이와 유사한 방식과 의식으로 무장한 노동조합으로 등장했다면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민주노총은 단순히 임금 몇 퍼센트를 더 받자는 조직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경제 질서와 기업 운영 구조 자체를 문제 삼아 온 조직이다. 그렇다면 삼성노조도 이제 선택해야 한다. 현실적 이익을 챙기기 위한 협상용 파업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내세운 이념과 신념을 끝까지 관철하기 위한 투쟁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여기서 어중간한 길은 없다. 삼성노조 앞에는 두 갈림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삼성의 선배들이 세워 온 무노조 원칙과 기업 성장의 역사적 의미를 인정하고, 그 정신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파업을 멈추는 데 그치지 않고 노조 자체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길이다. 정말로 삼성이라는 기업 공동체의 장기적 생존과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노조가 기업을 압박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해산을 포함한 근본적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민주노총식 노선대로 끝까지 가는 길이다. 자신들이 자본주의 글로벌 기업 안에서 고액 연봉과 안정적 일자리를 누리면서도 동시에 反자본주의적 투쟁 노선을 선택했다면, 그 모순을 감수하고라도 끝장을 보아야 한다. 억대 연봉을 놓칠까 봐 노심초사하는 비겁한 귀족노조가 아니라면, 자신들이 말하는 ‘노동해방’과 ‘투쟁’의 의미를 실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파업은 원래 대가를 요구하는 행위다. 기업에도 손실을 주지만, 노동자 자신도 손실을 감수한다. 그런데 손해는 최소화하고, 명분은 극대화하며, 기업의 성과는 누리고, 체제 비판의 깃발도 들겠다는 태도라면 그것은 결기가 아니라 계산이다. 신념이 아니라 처세다. 투쟁이 아니라 흥정이다.

삼성노조가 정말로 자신들의 출범을 역사적 사건으로 생각한다면, 이번 파업 역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의 경쟁력,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전쟁, 수많은 협력업체와 국민경제에 미칠 파장까지 모두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 정도 각오 없이 삼성노조의 이름을 달고 삼성의 질서를 흔들겠다고 나섰다면, 그것은 너무 가벼운 일이다.

그러므로 삼성노조의 결기를 응원한다. 다만 그 응원은 값싼 격려가 아니다. 끝까지 가보라는 뜻이다. 스스로 내건 깃발이 장식품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라는 뜻이다. 무노조 삼성의 역사를 계승할 것인지, 민주노총식 투쟁의 길로 끝장을 볼 것인지 선택하라는 뜻이다.

모 아니면 도다. 삼성노조가 정말 귀족노조가 아니라 신념의 조직이라면, 이제 그 신념의 무게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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