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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김정은, 파병 병사 치켜세우며 전쟁 동원 정당화

2026-09-12 23:26 | 입력 : 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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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 수립 기념 연설서 “숭고한 경의”.. 주민 희생은 감춘 채 ‘충성·희생’ 선전 반복

파병 기념관 준공식 장면
파병 기념관 준공식 장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 수립 기념일을 맞아 해외 군사작전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하며 파병을 또다시 국가적 영웅담으로 포장했다.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9일 평양의사당에서 열린 기념행사 연설에서 “해외군사작전에 참전하고 있는 군대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특별한 감사와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해외 군사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을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는 것은 단순한 격려 차원을 넘어, 주민과 군인들에게 ‘정권을 위한 희생’을 애국으로 강요하는 선전의 성격이 짙다.

특히 김정은은 노력혁신자와 공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공화국의 승리에 바쳐가는 생을 가장 행복한 삶으로 여기는 애국자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국가 발전을 담보하는 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인의 생명과 삶을 국가와 정권을 위한 희생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이러한 논리는 북한 체제의 고질적인 선전 방식이다. 해외 전장에 투입된 병사들이 어떤 경위로 선발됐는지, 임무의 실체가 무엇인지, 사상자 규모와 유가족 보상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 ‘애국’과 ‘영예’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이 말하는 ‘해외군사작전’은 북한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어전이 아니다. 정권의 대외 군사협력과 전략적 이해관계 속에서 젊은 병사들이 타국의 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국가적 영광으로 미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병사의 죽음과 희생을 ‘숭고한 충성’으로 치장하면 할수록 정권이 져야 할 책임은 뒤로 숨는다. 전쟁터에 나간 군인들의 생명보다 지도자와 체제에 대한 충성을 앞세우는 국가에서 군인은 국민을 지키는 존재가 아니라 정권의 목적을 위해 동원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이 거듭 ‘애국자’와 ‘공화국의 승리’를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체제 논리의 연장선이다. 경제난과 민생고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민에게는 희생과 헌신을 요구하고, 군인에게는 해외 전장에서의 죽음까지 영예로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진정한 국가는 국민의 희생을 요구하기 전에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 병사들을 먼 타국의 전장으로 보내놓고 그 희생을 ‘숭고한 경의’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은 애국이 아니라 정권의 필요에 따른 희생의 정치에 가깝다.

북한 당국이 밝혀야 할 것은 화려한 찬사가 아니다. 누가, 어디에서, 어떤 명령으로 싸우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병사가 다치거나 숨졌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선택의 자유가 있었는지부터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공화국을 위해 죽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선전이 반복되는 한, 북한 주민과 병사들의 생명은 계속해서 체제 유지와 권력 과시를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밖에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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