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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한미일 3국의 정례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끝나자마자 또다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일의 방어훈련을 ‘전쟁연습’이라고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정당한 대응인 양 포장하는 북한 정권의 해묵은 이중잣대가 다시 반복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2일 오전 5시 20분께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했다. 미사일은 약 250㎞를 비행했으며, 한미 정보당국은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체가 북한의 대표적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인 화성-11 계열 또는 600㎜ 초대형 방사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연속 발사하며 실전 운용 능력과 성능을 점검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도발은 한미일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실시한 ‘프리덤 에지’ 훈련 종료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프리덤 에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한 역내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국의 해양·공중 전력 등이 참가하는 다영역 훈련이다. 2024년 6월 처음 실시된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북한은 훈련 시작일부터 국방상 명의의 담화를 내고 “강력하고 반사적인 대응조치”를 운운하며 사실상 군사도발을 예고했다. 결국 훈련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없다면 한미일이 대규모 미사일 탐지·추적과 해상·공중 연합훈련 능력을 강화해야 할 이유도 크게 줄어든다. 자신들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주변국의 방어훈련을 문제 삼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뒤집는 전형적인 선전 논리다.
더욱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회성 ‘반발’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가 진행되는 가운데 평양 일대에서 600㎜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6월 25일에도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전술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 등의 무기시험을 실시했다.
이번 발사는 올해 들어서만 13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결국 ‘한미일 훈련에 대한 반발’이라는 설명은 북한이 필요할 때마다 들이대는 명분일 뿐, 실제로는 국방발전 계획에 따라 미사일 전력의 성능과 실전 운용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북한이 이러한 미사일 발사를 국제사회의 규범을 무시한 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2397호 등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추가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은 이번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로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김정은에게 정권 수립 78주년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한쪽에서는 유엔 사무총장의 축전을 체제 선전에 이용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바로 그 유엔이 금지한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이다. 북한 정권의 국제사회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선택적이고 기만적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북한은 국제기구와 외교적 메시지는 체제 선전에 필요한 만큼 이용하면서 정작 자신에게 불리한 국제규범과 결의는 철저히 무시한다. 필요할 때는 유엔의 권위를 끌어다 쓰고, 불편할 때는 ‘적대세력의 압박’이라며 걷어차는 식이다.
한미일의 방어훈련을 공격적으로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는 ‘자위적 조치’라고 강변하는 것 역시 같은 논리다.
이번 발사는 한반도 긴장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준다. 연합훈련이 북한의 미사일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 때문에 연합방위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정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원한다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남을 향해 훈련 중단을 요구하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고도화를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채 미사일을 쏘고, 이를 ‘상대방 탓’으로 돌리는 행태를 반복한다면 국제사회가 북한의 주장을 신뢰할 이유는 없다.
미사일을 쏘아 올린 뒤 평화를 말하고, 유엔 결의를 어긴 당일 유엔 사무총장의 축전을 선전하는 북한 정권의 모습. 그것이 오늘날 북한이 보여주는 ‘평화’와 ‘국제사회 존중’의 실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