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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톈안먼 기념일 앞 의문의 교통사고

2026-06-07 09:47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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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민주인사 “중공의 초국경 탄압, 미국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독자 제공
독자 제공

6·4 톈안먼 민주화운동 37주년을 앞두고 해외 중국 민주화 인사를 겨냥한 것으로 의심되는 기이한 교통사고가 발생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중국민주당 국제연맹 주석으로 활동하는 중국 민주인사 지에리젠은 최근 미국 유타주의 외딴 도로에서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상대 차량은 그의 차량을 두 차례 연속 충돌한 뒤 현장을 떠났고, 지에리젠의 차량은 사실상 폐차 직전 상태가 됐다.

지에리젠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해외 반체제 인사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초국경 탄압의 연장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직전 중국 외교부장 왕이의 미국 방문에 항의하는 활동에 참여했고, 동시에 미국 각지에서 열릴 6·4 기념행사를 조율하고 있었다.

그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상대 차량이 먼저 뒤쪽을 들이받고, 이어 차량 앞부분을 다시 충돌한 뒤 그대로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상대 차량이 추월할 수 있도록 이미 길을 양보하고 있었으나, 상대는 추월하지 않고 충돌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사고 장소는 유타주의 사막과 고비지대에 가까운 외딴 지역이었다. 인적이 드물고 CCTV도 많지 않아, 누군가 의도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뒤 도주하기 쉬운 환경이었다. 지에리젠은 “차량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역주행 차선으로 튕겨 나갔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황무지 안쪽으로 밀려 들어간 뒤에야 멈췄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고속도로 순찰대와 구급대는 차량 상태를 보고 사망자가 나왔을 것으로 판단할 정도였다고 한다. 지에리젠은 머리와 팔에 부상을 입었으며, 차량은 거의 폐차 상태가 됐다. 그는 “만약 어둠 속에서 누군가 지켜주지 않았다면 나는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며 “어쨌든 하느님의 보호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사고보다 더 섬뜩했던 것은 가족의 전화였다

지에리젠이 이번 사건을 단순 사고로 보지 않는 이유는 사고 자체만이 아니다. 사고 발생 직후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밖은 위험하니 귀국하라”고 권유했다는 점이 더 큰 의문을 낳고 있다.

그는 “나는 사고 사실을 가족에게 직접 알린 적이 없다.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내가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중국 내 가족에 대한 감시와 압박이 해외에서 벌어진 사건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공산당은 오랫동안 해외 반체제 인사들을 직접 탄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 내 가족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침묵을 강요해 왔다. 가족의 안전을 인질로 삼아 해외 활동가들의 입을 막는 방식은 중국 공산당식 초국경 통제의 대표적 수법으로 지적되어 왔다.

지에리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이번 사고 직전 자신이 임대한 집의 집주인이 갑자기 심리적으로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퇴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평소 온화한 성격의 기독교 여성이었던 집주인은 갑자기 긴장한 상태에서 “가족과 중국 내 친척들의 압박을 고려해 달라”며 집을 나가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어 며칠 뒤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파손, 타이어 훼손, 협박 전화…반복된 위협

이번 사고는 지에리젠이 미국에서 겪은 첫 번째 위협이 아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여러 차례 차량 훼손과 폭력적 위협을 당했다고 밝혔다.

2025년 4월 23일, 그는 파룬궁 4·25 기념 활동과 6·4 관련 활동에 참여한 이후 고속도로 주행 중 차량 오른쪽 앞바퀴가 갑자기 펑크 나는 사고를 겪었다. 점검 결과 타이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약 35cm 길이의 균열이 발견됐다.

같은 해 5월 11일에는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열린 6·4 예열 행사 도중 차량 앞유리가 깨지고 타이어가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는 감시 인력이 배치되어 있었음에도 차량 파손을 막지 못했다. 이는 우발적 장난이 아니라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위협일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정황이다.

그는 또한 익명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화를 건 사람은 그를 향해 “반중”, “매국노”라고 모욕했고, “네가 어디 사는지 알고 있다”, “국가 안전을 해치면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중국 공산당의 탄압이 더 이상 중국 국경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해외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 민주화운동가, 종교 자유 활동가, 인권운동가들까지 감시와 협박, 물리적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6·4를 두려워하는 중국 공산당

지에리젠은 올해 6·4 37주년을 앞두고 중국 공산당의 긴장감이 예년보다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부의 경제 위기, 청년 실업, 사회 불만, 권력 내부의 불안정성이 누적되는 가운데, 6·4라는 역사적 기억이 다시 사회적 공감과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젊은 세대의 변화에 주목했다. 중국 공산당은 오랫동안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감추고, 검열하고, 삭제해 왔다. 그러나 억압은 오히려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문제의식을 키우고 있다.

지에리젠은 “중국 내 젊은이들이 점점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6·4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6월 4일이 내 생일인데, 함께 생일을 보낸 적이 있느냐”는 식의 표현이나, “우리 함께 자전거를 타고 베이징에 가자”는 말은 겉으로는 평범한 문장처럼 보이지만, 6·4를 기억하는 은유적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1989년 당시 베이징 거리의 시민들과 학생들, 자전거 행렬은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장면 중 하나였다.

중국 공산당이 금지하고 지우려 할수록, 젊은 세대는 오히려 “왜 이 역사를 말하지 못하게 하는가”라고 묻기 시작한다. 지에리젠은 “공산당이 억압하고 알지 못하게 할수록 젊은이들은 더 알고 싶어 한다”며 “진실을 추구하려는 의지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화인 사회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변화는 중국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에리젠은 해외 화인 사회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뉴욕 플러싱이나 로스앤젤레스 등 중국계 밀집 지역에서 6·4 기념행사를 열면 욕설과 공격, 심지어 침 뱉기까지 당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런 노골적인 방해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해외 중국인 사회 안에서도 6·4를 다시 바라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989년을 직접 경험한 중국 본토 출신 인사들이 자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침묵 속에 감춰졌던 기억이 다시 표면으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과거 현실적 이해관계 때문에 6·4 문제에 공개적 입장을 꺼리던 일부 국가와 정치권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각국 정부 관계자와 사회 인사들이 중국의 인권 문제와 6·4 기억의 중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안에서도 벌어지는 중국식 공포정치

이번 사건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분명하다. 미국 땅에서 중국 민주화 인사가 반복적으로 차량 파손, 협박, 의문의 사고를 겪고 있다면,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안전 문제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 내부에서 전체주의 권력이 어디까지 침투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중국 공산당의 초국경 탄압은 국경을 넘어선 감시와 협박, 가족 압박, 온라인 괴롭힘, 사회적 고립, 물리적 위해 가능성까지 포함한다. 이는 자유세계의 법치와 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중국 공산당이 해외 반체제 인사를 중국 내 인민처럼 통제하려 한다면, 이는 미국과 자유세계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6·4 톈안먼 민주화운동은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다. 그것은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기억이며, 중국인들이 자유와 존엄을 요구했던 역사적 증언이다. 그래서 공산당은 이 기억을 지우려 하고, 그 기억을 되살리려는 사람들을 압박한다.

그러나 지워진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말하지 못하게 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묻기 시작한다. 숨기려 할수록 더 많은 젊은이가 진실을 찾는다. 위협이 커질수록 기억의 힘도 커진다.

지에리젠이 겪은 의문의 교통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한 사고로만 볼 수 없다. 그것은 중국 공산당이 해외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려 한다는 경고음이며, 동시에 6·4의 기억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37년이 지났지만 톈안먼의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누가 시민을 향해 총을 쏘았는가.
누가 진실을 지웠는가.
그리고 자유세계는 그 침묵 강요 앞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6·4를 기억하는 일은 중국인만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전체주의가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짓밟을 때, 자유세계가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묻는 보편적 질문이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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