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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북한, 국방상 전격 교체·박정천 재등장

2026-08-30 12:28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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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군 건설’보다 김정은식 군부 장악 강화 포석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방상을 전격 교체하는 등 군 핵심 지휘부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북한 매체는 이를 “국방사업 전반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조치라고 선전했지만, 실제 발표 내용을 들여다보면 군사적 전문성이나 국방정책의 구체적 변화보다는 김정은을 정점으로 한 노동당의 군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성격이 두드러진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은 8월 29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노동당 조선인민군위원회와 국방성의 정치·군사 활동을 평가하고 향후 국방사업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조직·기구 개편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공개한 회의 결과의 핵심은 사실상 군 수뇌부 인사 교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광철 국방상의 전격 해임이다.

북한은 노광철을 국방상에서 해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동당 중앙지도기관에서도 소환한 뒤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이동시켰다. 국방상을 맡았던 인물을 군수공업부 실무급 직책으로 옮긴 배경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후임 국방상에는 김성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임명됐다. 군의 정치사상 통제를 담당하는 총정치국 책임자가 국방상으로 이동했다는 점은 북한 군부에서 군사적 전문성 못지않게 정치적 충성도와 당적 통제가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박정천의 재등장도 주목된다. 국방성 고문으로 있던 박정천은 노동당 중앙위원과 정치국 위원으로 다시 올라선 데 이어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보선됐다.

박정천은 그동안 북한 군부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가 직책이 바뀌거나 후퇴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 이번 인사를 통해 다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오른 것은 김정은이 필요에 따라 군 고위 인사들을 끊임없이 교체하고 복귀시키는 북한 특유의 인사 운용 방식을 다시 보여준다.

군 내부 감시·통제기구 인사도 연쇄적으로 바뀌었다. 조선인민군 보위국장이던 유광우는 노동당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되는 동시에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이동했고, 공군 정치위원 엄주호는 노동당 중앙위원으로 보선된 뒤 보위국장에 임명됐다.

국방상과 총정치국, 보위국 등 북한군의 군사·정치·보안 핵심 조직 책임자들이 한꺼번에 이동한 셈이다.

북한은 이번 인사의 배경과 기존 지휘관들에 대한 평가 결과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노광철 국방상이 왜 갑작스럽게 해임됐는지, 국방성이나 총정치국의 업무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 매체는 새 지휘관들이 “당의 강군건설사상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당의 군사로선과 방침 관철”에 헌신해야 한다는 정치적 주문을 앞세웠다.

정상적인 국가의 국방 조직이라면 군 지휘부 개편 과정에서 안보환경 변화와 군 구조 개혁, 작전 능력 향상, 병력 운용의 효율화 등이 핵심 논의 대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것은 역시 ‘당의 사상’과 ‘당의 군사노선’이다. 이는 조선인민군이 국가를 방위하는 독립적인 군사조직이라기보다 노동당과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최우선 가치로 요구받는 당군(黨軍)의 성격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특히 군 수뇌부의 잦은 교체는 북한이 주장하는 ‘강군 건설’과도 모순될 수 있다. 현대전에서는 지휘관의 전문성과 작전 경험, 지휘체계의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핵심 지휘관들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수시로 교체될 경우 지휘 연속성과 조직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이번 회의를 통해 “국방사업 전반의 개선과 발전”을 강조했지만 정작 어떤 군사적 문제를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그 대신 군의 정치기관과 보안기관, 국방성 책임자들을 대대적으로 이동시키고 새로운 지휘관들에게 노동당에 대한 충성을 거듭 주문했다.

결국 이번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는 ‘국방 현대화’를 내세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김정은을 정점으로 군부의 충성 경쟁과 상호 감시체계를 다시 정비한 인사 개편으로 읽힐 여지가 크다.

북한이 진정한 의미의 ‘강군’을 지향한다면 간부들의 충성 맹세를 반복하기에 앞서 군 지휘체계의 전문성과 안정성부터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북한 주민과 외부 세계에 공개된 것은 인사의 이유가 아니라 김정은의 결정이었고, 군사적 성과보다 당에 대한 ‘무한한 헌신성’을 요구하는 정치적 구호였다.

북한이 말하는 ‘강군 건설’이 국가방위를 위한 군사력 강화인지, 아니면 최고지도자의 군부 장악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통제 강화인지 되묻게 하는 대목이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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