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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북한, 인권보고서에 ‘최강경 대응’

2026-10-10 23:37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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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무성, 미국 인신매매보고서 비난.. '주권·제도보위' 앞세워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미국의 인신매매보고서에 대해 ‘정치적 도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정작 담화에는 주민들이 처한 강제노동과 인신매매 위험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피해자의 권리를 논해야 할 자리에서 체제 수호와 대미 보복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인권 문제를 안보 대결로 돌리려는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선신보가 10일 공개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9일 담화는 미국 국무부의 ‘2026년 인신매매보고서’를 허위와 날조로 규정했다. 이어 미국이 인권을 대북 적대정책의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보고서 발표를 ‘대미 최강경 대응’의 우선 적용 대상으로 삼겠다고 위협했다.

담화의 가장 큰 문제는 구체적인 반박이 없다는 점이다. 어떤 조사 내용이 잘못됐는지, 어떤 증언이 사실과 다른지 제시하지 않은 채 보고서 전체를 적대행위로 몰아붙였다. 미국을 국가적 인신매매 조직이 운영하는 나라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상대국을 공격한다고 북한 주민의 피해에 대한 해명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강제노동 문제를 지적해 온 주체는 미국만이 아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2024년 보고서에서 피해자와 목격자에 대한 183건의 면담 등을 토대로 북한의 강제노동이 깊이 제도화돼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구금시설 노동, 국가가 강제로 배정하는 일자리, 군 복무 과정의 노동, 돌격대, 각종 동원, 해외 파견 노동 등을 살폈다. 이는 북한의 인권 문제가 단순한 미북 간 정치적 공방으로 축소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미국 국무부의 2024년 인신매매보고서도 북한을 최하위인 3등급으로 분류하면서 정치범수용소와 노동단련대, 성인과 아동의 집단 동원, 해외 노동자의 강제노동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강제송환된 인신매매 피해자들이 보호받기보다 구금과 가혹행위에 노출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담화에서 북한이 답해야 했던 것은 이러한 피해를 막을 제도와 조치였지만, 돌아온 것은 적대정책이라는 비난뿐이었다.

북한은 담화 말미에서 ‘주권수호’와 ‘제도보위’를 타협할 수 없는 인권 기준으로 내세웠다. 주민 개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체제의 존속 여부로 대체한 셈이다. 국가의 주권은 주민을 보호할 책임의 근거이지, 주민의 피해를 외부가 묻지 못하게 하는 방패가 될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인권보고서를 ‘강력한 힘의 구축’에 전념해야 하는 이유로 연결한 것이다. 노동 착취와 피해자 보호에 관한 문제 제기를 군사력 강화의 명분으로 바꾼 것이다. 주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강조하면서 정작 노동 선택권, 착취로부터의 보호, 피해 구제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모순이 드러난다.

북한이 보고서를 부당하다고 판단한다면 검증 가능한 자료를 공개하고 독립적인 조사에 협력하면 된다. 강제노동을 중단하고, 인신매매 피해자를 처벌 대신 보호하며, 주민이 자신의 노동과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실질적인 반박이다.

북한은 “허위는 단명”이라고 주장했다. 그 말을 입증할 방법은 위협적인 담화를 반복하는 데 있지 않다. 주민의 삶을 국제사회가 확인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피해자의 목소리에 답하는 데 있다.

체제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선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그 체제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는 행동이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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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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