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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이 군의 기본 전투단위인 중대의 전투력 강화를 내세우며 일선 지휘관들에게 김정은과 노동당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거듭 요구했다. 병영생활 개선도 언급했지만, 보도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은 병사의 권리와 안전보다 당의 명령을 무조건 관철하는 군대의 육성이었다.
제공된 조선중앙통신의 10월 24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22∼23일 평양에서 조선인민군 제3차 중대장대회를 개최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모든 중대를 사상·정신적으로 정화하고 군사기술적으로 정예화해야 한다며 중대장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중대 단위의 지휘능력과 전투준비태세를 높이는 것은 일반적인 군 운영에서도 필요한 과제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서 그 목표는 국가와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임무를 넘어, 노동당과 최고지도자를 결사옹위하는 정치적 충성과 긴밀히 결합돼 있다. 군의 전문성과 임무 수행 능력을 평가해야 할 자리에 지도자에 대한 헌신이 핵심 기준으로 들어선 셈이다.
특히 국방상 보고는 당과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면서도 대가와 보수를 바라지 않는 태도를 장병들의 모범적인 정신으로 제시했다. 군인의 희생을 존중하려면 국가가 먼저 생명 보호와 정당한 처우, 부상자 치료와 유가족 지원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보도는 이러한 국가의 의무보다 장병에게 요구하는 무조건적인 헌신을 부각했다.
‘병사들의 정든 집’ 강조했지만.. 구체적 개선책은 보이지 않아
김정은은 중대장들에게 병사들의 친형이자 전우가 돼 중대를 ‘정든 집’으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공개된 보도에는 급식과 의료, 휴식 보장, 사고 예방, 가혹행위 방지 등을 어떤 기준과 예산으로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
병영환경 개선을 지휘관 개인의 성심과 헌신에 맡기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변화를 담보하기 어렵다. 병사가 부당한 지시나 처우를 문제 삼을 수 있는 절차와 이를 감독할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강철 같은 군기’와 사상적 순결성만 강조하는 조직에서는 병사의 고충이 복종 부족으로 취급될 위험이 있다.
군을 각종 건설사업의 핵심 동력으로 내세운 대목도 주목된다. 보도는 장병들의 대규모 건설현장 투입을 위훈으로 찬양했다. 그러나 전투훈련 강화와 건설과업 수행을 동시에 요구하면서 충분한 휴식과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건설 성과를 지도자의 업적으로 돌리기에 앞서, 그 현장을 떠받친 병사들의 노동조건부터 공개해야 한다.
성과는 지도자에게, 과제는 일선 지휘관에게
대회 보도는 군의 성과를 김정은의 지도력에 집중적으로 귀속시키면서, 앞으로의 중대 강화는 중대장들의 자각과 분발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서술은 성과의 공은 최고지도자에게 돌리고 실행 부담과 실패의 책임은 일선 지휘관에게 집중시키는 구조를 드러낸다.
북한은 이번 대회를 ‘최정예 강군 육성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실제 전투력 향상이나 병영환경 개선의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확인되는 것은 지도자를 향한 환호와 충성의 맹세, 그리고 더 강한 복종과 희생을 요구하는 메시지다.
강한 군대의 토대는 병사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국가가 그 복무에 책임지는 데 있다. 병사를 보호할 제도는 제시하지 않은 채 ‘목숨을 바치라’는 요구만 반복한다면, ‘최정예 강군’이라는 구호는 청년들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선전에 머물 수밖에 없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