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인물, 국가 이상 반영해야

- 시대정신과 국민통합의 발판
- 한 나라의 정체성과 지향점 표방

 

모든 국가는 화폐의 인물, 특히 고액권의 화폐의 인물로 그 국가의 시대적 정신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 있다. 모두 화폐의 인물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고 국가 통합을 실현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주변에 소위 대국이라는 국가들의 고액권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은 유명한 과학자이며 정치가로 독립선언서를 기초하고 독립과 건국에 크게 이바지한 벤자민 프랭클린을 100달러 화폐의 인물로 하면서 미국의 시대적 정신인 헌법정신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 있다.

중국은 거대한 대륙을 하나로 만든 중화인민공화국의 초대 국가 주석인 마오쩌둥을 모든 화폐의 인물로 하면서, 중국의 시대적 정신인 하나의 중국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 있다.

인도는 비폭력 저항운동으로 독립을 위해 치열하게 활동하였으며, 건국의 아버지인 마하트마 간디를 모든 화폐의 인물로 삼고 있다.

EU는 특정국의 인물을 화폐의 인물로 하지 않으면서도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EU의 시대적 정신인 유럽통합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 있다.

 

 

일본은 탈아론(脫亞論)에 의해 서구화를 이룩하여 열강의 반열에 들어설 것을 주창한 개화론자인 게이오 대학 설립자 후쿠자와 유기치를 현재 1만엔 화폐의 인물로 하면서, 일본의 선진화를 위한 시대적 정신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자본주의 초석을 마련하고 논어와 주판이라는 경영이념으로 근대 산업화에 기여한 시부사와 에이치를 다음 1만엔 화폐의 인물로 하려고 하면서 근간의 일본의 침체된 경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대적 정신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 있다.

물론 초대총리를 포함해서 네 번의 총리를 하고 또 일본인들에게 근대화의 영웅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토 히로부미도 1963~1984까지 1천엔 화폐의 인물로 하였으나, 일제의 지배로 피해를 입은 한국·중국 등의 비판에 굴복하여 더 이상 화폐의 인물로는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교적 이념의 현모양처(賢母良妻)로 존경을 받은 신사임당을 최고액권인 5만원 화폐의 인물로 하고 있다. 선진화된 여러 국가에서 모자(母子)를 화폐의 인물로 삼지는 않았는데, 우리는 유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 이이를 5천원 화폐의 인물로 삼았다. 또, 유학자인 퇴계 이황도 1천원 화폐의 인물이다. 그리고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고 과학과 문화를 발전시킨 공적으로 1만원 화폐의 인물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종대왕을 제외한 우리나라 화폐의 인물들이 대한민국이 당면하고 있는 현재의 시대적 정신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의 세계에서 특히 미국과 중국은 기술패권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EU·일본 등도 마찬가지로 기술패권을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매일 쓰는 화폐의 인물로부터 시대적 정신과 나아갈 이상에 대해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아직도 사대주의의 유교이념에 몰두하지 않을 거라면, 10만원권 화폐를 도입하든지 아니면 최고액권의 화폐인물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본의 현재 및 다음의 1만엔 화폐의 인물인 후쿠자와 유키치와 시부사와 에이치는 모두 우리나라를 식민지화 하고 또 수탈하는데 앞장섰다. 하지만 일본은 자국의 시대적 정신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하고자 화폐의 인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일부 세력은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 등을 화폐의 인물로조차 거론하지도 못하면서 죽창가에 반일을 하고자 하는 우둔한 짓을 한 적이 있다. 이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을 하면서 도광양회(韜光養晦)를 통해 경제적 발전도 하지 못하였으면서도 일본을 극복하고자 한 혹세무민(惑世誣民)과 마찬가지인 모양새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사대주의와 유교적 이념에 몰두하지 말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또 부단히 통일을 준비하는 국가로서 자존을 높이면서도 시대적 정신과 나아갈 이상을 표방할 수 있는 인물을 화폐의 인물로 해야 할 것이다.

조국의 독립과 건국에 헌신한 이승만·안창호·안중근·김구 등과 함께 조선시대에 과학기술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위대한 과학기술자 장영실 등을 화폐의 인물로 모실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매일 쓰고 있는 화폐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국가 통합과 시대적 정신을 구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채 · 시 · 형 (蔡時衡)  <자유기고자>  

 

              ※ 초청시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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