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린 것을... 참 불쌍하다!

- 대량살상무기를 딸에게 자랑질하는 애비...
- ‘북녘 공주(公主)’의 공개에 설왕설래
- ‘팔자는 뒤집어도 팔자’라고들 하던데
- 곧 닥칠 ‘북녘 해방’... 그 소녀의 앞날은?

 

북한이 18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발사했다. 최고 고도 6100㎞, 비행거리 1000㎞, 최고 속도 마하 22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5000㎞에 달한다. 미국 전역에 도달하는 거리다. 이 미사일은 다탄두 탑재형으로 설계돼 완성되면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다...

 

  ‘대장동’의 대장과 그 측근에 관한 여러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었다. 이에 뒤질세라 북녘의 길쭉한 미사일이 동녘 바다에 처박혔다고 한다. 여러 걱정과 함께 왠지 크게 부럽다. 그 대장님은 방탄복을 여러 겹 껴입은 관계로 북녘 핵미사일이 이 나라에 떨어져도 끄떡없지 않을까 해서.

 

  북녘의 핵미사일이 그 방탄복을 에워싸고 있는 촛불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긴 하다. 일단 그건 그렇다 치고, 우리네 눈길을 잡아채는 건...

 

로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여”라고 보도하면서 흰색 겨울 점퍼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붉은색 구두를 신은 여자아이가 김 위원장의 손을 잡고 화성포-17형을 배경으로 나란히 걷거나 대화를 주고받는 사진 등을 게재했다...

  (‘위원장’은 무슨... 아무튼 언론에서 다 그렇게 쓰니, 그렇게 인용할밖에. ‘읽은 이’들께서는 거슬리더라도 그냥 넘어가 주세요.)

 

  드디어 북녘의 공주(公主)가 공개됐다고들 수군거린다. 애비를 쏙 빼닮았다고... 나라 안팎의 호사가(好事家)들은 제철 만난 메뚜기 마냥 호들갑을 떨어댄다.

 

“김정은이 자상한 아버지 같은 모습을 보여 북한이 ‘정상’ 국가임을 표명하려는 것... 이번 딸 공개는 4대 세습에 대한 준비가 잘 돼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 사회에 전달하려는 제스처이기도 하다...”

 

 

  떼죽음을 가져올 ‘대량살상무기’(大量殺傷武器)를 '어린 딸'에게 보여주며 자랑질하는 건, 무슨 이유와 핑계를 갖다 붙이든 ‘딸을 가진 애비’의 정상적인 행태는 아니지 않은가. 흔히 우리네가 바라는 ‘어린 딸’의 장래나 희망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다.

  결국 표독무도(慓毒無道)한 즈그 여동생, 즉 비쩍 마른 암퇘지처럼 키우겠다는 심산 아니겠는가(일단 몸매는 논외로 한다).

 

  아무리 인륜과는 무관한 세습독재라 해도,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어 장래까지 그리 정해져야 하는가. 어차피 이 땅 ‘만악(萬惡)의 근원(根源)’후예가 되어 풍요로운 삶을 누린다지만... 앞으로도 인민의 처참한 고통 위에서 호의호식(好衣好食)해야 한다지만... 그 소녀의 속마음이 언제까지 편할까. 더군다나...

 

  한 어린 소녀의 그런 모습과 겹쳐지는 ‘백도혈통’(百盜血統)의 ‘4대 세습’이라...

 

  나라 밖에서야 그저 그렇듯, 또는 재미 삼아 떠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조차 강 건너 신기한 불구경 하듯 내뱉는 작자들이 널렸다니, 한숨이 턱에 받친다. 그러나 단언컨대...

 

  이 나라가 북녘의 ‘4대 세습’까지 뻘쭘하게 지켜봐야 한다면, 그건 너무 참담한 일이다.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나마 이 땅의 평화를 큰 걱정 없이 담보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 이에 앞서 북녘의 핵미사일을 막는, 즉 '비핵화'(非核化)의 가장 빠르고 돈 적게 드는 방법이 무언지도... 세습독재의 명줄을 끊어내야만 하지 않겠는가.

 

  간단치 않은 일이긴 하다만, 이제는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감히 주장한다. 늦었다며 아차 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들 한다. 이제 기회를 잡을 때다. 이 과정에서 ‘담대한 구상’이나 ‘대화’ 또는 ‘협력’ 같은 말씀은 자주 내뱉어도 괜찮을 듯하다. 겉으로야 그럴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할 테니까. 그런데...

 

 

  머지않은 시절에 ‘북녘 동포(인민)의 해방과 자유’가 들이닥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도... 아직은 철부지일 그 어린 ‘통통한 소녀’가 눈에 자꾸 밟힌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나 할까.

 

이번 공개는 딸이 지도자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고 훈련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할 수도 있다... 중앙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거나 고모(김여정 당 부부장)처럼 고문이나 물밑 플레이어로 뛸 가능성도 있다...

 

  부질없을 관객적(觀客的) 예측에 불과하다고 확신한다. 이 땅을 딛고 사는 사람들-그 소녀를 포함해서-에게 비극으로 다가올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는가. 결코 벌어지게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면...

 

  그 어린 ‘백돈공주’(白豚公主)의 앞날은...

  자못 운명적이지 싶다. 이래도 저래도 불행은 피할 수 없을 테니...

 

  이런 노랫가락이 있다.

 

  “자네는 아는가, 진정 아는가. 팔자는 뒤집어도 팔자인 것을...”

 

 

  참, 불쌍하다!

 

李 · 斧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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