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발전모델은 중국인가 한국인가?

한국적 발전모델은 국제협력을 통한 발전
국제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은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제공
중국모델이 유행하면 권위주의 확산 불러
권위주의가 확산되면 국제협력을 통한 발전 어려워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1일 개최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자만심에 찬 선생의 거북한 설교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 민주주의, 법의 지배를 강조하는 서방 선진국들의 지적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분명히 드러낸 말이었다.

 

시진핑은 2017년 북경에서 개최된 제19차 중국공산당대회에서 중국이 서방의 가치관을 모방하지 않고 경제를 발전시켰다고 역설하며, 중국을 새로운 시대의 모델로 내세웠다. 그는 중국이 각 국가와 민족이 독자성을 견지한 채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세계에게 주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정부 지도자들은 2008년 월스트리트 발 금융위기 당시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한 이후 서구적 가치관을 따르지 않고 독자적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곤 했다. 이것은 서방의 자유무역질서에 적응하며 외교적 저자세를 견지하도록 지도한 등소평의 도광양회 노선에서 벗어나는 태도이다.

 

중국은 1970년대 말 계급투쟁노선을 포기하고 등소평의 개혁개방 노선에 따라 서방 자유무역시장에 참여하면서 산업화를 성취했다. 국제자본의 협력을 통하여 산업화한다는 발전경로는 한국과 대만이 20세기 후반기에 개척한 길이었다.

한국과 대만에 이어서 중국에게 까지 국제자본의 협력이 제공될 수 있게 하는 국제정치적 환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주도로 구축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제공했다.

 

중국은, 한국과 대만의 발전경로를 뒤따라서 산업화를 성취한 이후, 자유무역·인권보장·민주주의 등의 가치를 서방가치관으로 분류하고 자신들은 중국적 독자성을 견지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중국공산당은 기업활동에 대한 당적 통제를 강화하고, 외자기업에게 기술정보 제공을 강요하는 한편, 남중국해 섬과 암초들에 군사기지를 건설하며 해양영토의 팽창을 기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첨단기술을 활용하는 자국민 감시강화, 위구르족 재교육과 수용소 억류를 실시하는 등 자유주의 가치를 경멸한다고 해석될 수 있는 행동들도 취하고 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대한 중국의 이 같은 태도변화는 자유주의 국제질서 하에 국제협력을 통해 산업화 하는 과정에서, 자유무역과 인권, 민주주의, 법의지배를 내면화하여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확장에 기여한 한국·대만의 경우와 대비된다. 과연 21세기 개발도상국들에게 적합한 발전모델은 중국인가? 아니면 한국과 대만인가?

 

만약 21세기 개발도상국들이 중국 발전모델을 따라하게 되면, 전 세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권위주의 세력이 팽창할 것이다.

권위주의 세력이 팽창해 나가면 미국인들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리더십을 제공할 의지를 상실하고, 자국의 이익추구에만 몰두하게 될 것이다. 미국인들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대한 리더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포기했을 때 하는 행동의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연출한 바 있다.

 

트럼프의 미국정부가 자유주의 국제질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저버리자 강대국들은 무역관계를 전략적 이익 획득의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개발도상국들은 강대국들로부터 압박을 받으며 양자협상을 벌여야 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불안정해지면서 국제협력을 통한 발전을 추구하던 개발도상국들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소련과의 냉전에 돌입하자 마샬플랜을 통하여 서유럽을 부흥시키면서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뿌리내릴 수 있게 만들었다.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애초 냉전승리를 위한 미국의 전략으로 서방진영을 관할하던 것이었는데, 1980년대 말 동유럽과 소련이 무너지면서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관할범위가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었다.

 

미국이 해외 식민지를 추구하지 않고 개별 국가들의 주권을 존중하며 구축한 자유주의 국제질서는 느슨하게 규칙에 기반 한 개방적 질서를 특징으로 한다. 규칙은 참여국들 간의 협상과정을 거쳐 제정되고 미국의 다원주의 정치체제가 정책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이 무역을 통한 경제개발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권위주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나간다면, 자유주의 국제질서 속에서 개발도상국들에게 제공되어 왔던 국제협력을 통한 발전의 길도 좁아지거나 막혀버리게 될 수 밖에 없다.

      

임 · 수 · 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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