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 토질부합 작물재배와 같이 조직부합 인사 필요
- 과학·기술 분야에는 특히 전문성을 고려해야
- 더 이상 노벨상 걷어차는 인사는 미래 없어

 

흔히 사람들은 흙을 「만물의 어머니」라고도 하고 때로는 「만물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는 흙에서 생명체들이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먹고 살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서 축적한 흙에 대한 정보인 토질에 바탕을 두고 이에 부합하는 작물을 재배한다. 토질은 기상, 지형, 흙을 구성하는 모재(母材)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는 기상, 지형, 모재에 따른 토질에 따라 작물을 재배한다.

 

특히, 사람들은 작물의 재배를 선정할 때에 흙을 구성하는 모재에 따라 가장 많이 작물을 선정한다. 일례로 석회암이 주된 모재인 토질의 프랑스 보르도 지방은 포도를 재배하여 와인 산업을 발전시켰다. 물론 현무암 및 화강암의 토질에 적합한 작물을 석회암의 토질에 재배할 수는 있지만 기대만큼의 결실을 거두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작물의 질병 등으로 다른 작물에도 피해를 입힌다.

이와 같은 이유로, 농부들은 흙을 구성하는 모재에 따른 토질을 매우 중요시 여기면서 거기에 알맞은 작물을 선정한다.

 

 

사회에는 어디를 가나 여러 모재로 이루어진 흙과 같이 여러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조직이 있다. 그래서 어느 사회에서나 작물의 선정과 같은 인사를 할 때에 먼저 흙의 모재와 같은 조직의 구성원을 파악한다.

예를 들면, 국가의 미시·거시 경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기관에는 경제학 전공자의 수준 높은 학자들이 많으므로 이들 구성원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인재를 진출시키는 인사를 한다. 국가의 전자·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기관에는 전자·정보·통신 전공자의 수준 높은 학자들이 많으므로 이들 구성원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인재를 진출시키는 인사를 한다. 물론, 다른 인문·사회 등과 항공·우주·기계·화학·바이오 등에 연구를 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기관 또한 마찬가지로 인사를 한다.

이것이 인사의 원칙이며, 많은 이들이 군사독재라고 말하는 시절에도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기관에는 조직의 구성원을 고려한 인사가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화폐의 인물이 되는 것이 어느 노벨상을 수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한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리드(lead)하고 있는 G7 국가 중에서 영연방의 하나인 캐나다만 제외하고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및 일본에서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자를 화폐의 인물로 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세균학자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를 현재 1천엔 화폐의 인물로 하고 있으면서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또 다시 일본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세균의학자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郎)」를 1천엔 화폐의 인물로 하려고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면서 일본은 거의 매년 물리·화학·의학 등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그리고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및 일본이 포함되는 G5, 더 나아가 G7 국가에서는 과학·기술 분야의 기관에는 그것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을 진출시키고, 지원은 하되 행정부가 간섭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때인가부터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도 조직의 구성원을 고려하지 않은 인사로 과학·기술의 발전을 저해한 일들이 허다하게 있었으며 현재에도 없지는 않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의 석·박사 학위자가 거의 50%를 차지하는 기관에, 과학·기술은 차지하고라도 과학·기술의 발전을 뒷받침할 경제학도 아닌 인문·언어학을 전공하고 과학·기술 관변단체에서 조금 활동한 자를 진출시키는 인사도 있었다. 인문·사회, 특히 법학을 전공한 자를 마치 가마솥 아궁이 언저리 불을 조금 쬐었다고 그 분야의 전문가인 것으로 포장하고, G5 국가, 더 나아가 G7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인사를 버젓이 하였다.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가 사회에 진출해서 인문·사회, 특히 법학을 전공한 자보다 못한 처우에다, 자존심까지 상해가며 좌절하는데도 불구하고 늘 첨단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인재를 양성한다고 하였다. 모두 이율배반이다. 이래서는 영원히 노벨상 수상자 한명도 배출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우선,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잘 아는 인재를 진출시키는 인사를 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가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처우를 하는 등의 제반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런저런 간섭으로 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가 이전에 못한 일을 이번에 한다는 것은 공중누각(空中樓閣)의 허언(虛言)이다. 마치 음식이야기는 많이 하였지만 그것으로 배가 부르지 않는 것과 같이, 책상 위의 하나의 구상에 그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하다.

그러므로 우선 가장 쉬운 일의 하나로 흙을 구성하는 모재에 따른 토질에 따라 작물을 재배하듯이 조직의 구성원을 고려한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과학·기술 정책은 서두르는 것보다 바른 방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시 잊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더 이상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채 · 시 · 형(蔡時衡)  <자유기고자>  

 

              ※ 초청시론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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