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기록물’... 믿을만할 거라고?!

- 과연, 거기에 실체적 진실이 담겼을까
- 다른 ‘기록물’들은 어찌 채워졌을까
- 역사가 삐뚤어지는 걸 막으려면...
- ‘판도라의 상자’지만, 반드시 열어야

 

  “제 버릇 개(犬) 주겄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속담(俗談)을 접하면서, 선대(先代)의 혜안(慧眼)에 새삼 감탄을 하게 된다. 그 감탄을 뒤로 하고...

 

 

  요즈음 세간에서 뜨거운 얘깃거리가 지난 2020년 9월 서해 연평도 해역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사건’이다. 어찌 보면 화제(話題)라고 하기도 민망하다. ‘문주주의’(文主主義)의 특질(特質)을 경험으로 학습한 많은 국민은 이미 그 사건의 속내, 즉 배경과 전개에 대한 ‘왜’를 알고 있다. 이제 와서 다시 불거진 이유까지도.

 

  “이번 비극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길 바란다...”

  지금은 저 양산(梁山) 시골 마을의 농부가 됐다는 양반이 당시(2020년 9월)에 내뱉은 말씀이란다. 진심이 배어 있질 않던가. 그리고...

 

“그게 왜 현안이냐.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가 급하다...”

“이런 식으로 남과 북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공개하고, 쟁점화하면 남북대화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이게 무슨 짓이냐, 아무것도 아닌 일로...”

 

  엊그제 짖어댄 ‘그 당’ 문주주의자(文主主義者)들의 말씀들이다.

 

  여러 가지를 들이대지 않아도 그 사건의 여러 ‘왜’에 대한 감(感)을 잡을 수가 있다. 또한 내노라하는 언론매체의 기자·논설위원·칼럼리스트 등등이 여러 측면에서 조명(照明)했고, 하고 있다. 감사원에서도 감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억울한 피해자 가족의 고소로 수사도 이루어질 전망이란다. 이런 와중에...

 

 

  이 ‘비극’의 뻔한(?) 진상을 규명할 ‘자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료의 공개와 관련한 다툼이 눈길을 끈다.

 

“SI(특수정보) 공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기록물 지정 부분을 공개하면 더 간편하게 해결될 것... 민주당이 SI 공개를 주장하는 마당에 국회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한 대통령기록물 열람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처음부터 답은 월북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하는 무리의 입장이다. 이에 반해...

 

“공개 여부를 갖고 정쟁을 일삼겠다고 하면 공개를 안 할 이유가 없다. 원론적 입장에서 정식으로 요청하면 피하지 않을 것... 무슨 자료든 공개하자고 하면 다 하겠다. 여당의 행동은 다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

 

  문주주의자(文主主義者)들의 대응이다. 곧 공개할 것처럼이지만, 속내는 글쎄? 뻔하다. 그런데...

 

“‘일반 기록물’을 대상으로 최대한 찾아봤으나 해당 기록이 부존재하다... ‘대통령 지정 기록물’은 열람은 허용하고 있지 않아 존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

 

  피해자 유족이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실을 상대로 낸 정보 공개 청구에 대한 답변이라고 한다. 관련 자료는 ‘최장 30년간 열람이 제한된 지정 기록물’로 봉인돼 있다는 게다.

  ‘대통령 지정 기록물’로 지정된 사건 관련 자료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거나 서울고등법원장의 영장, 또는 양산(梁山) 그분의 기록물 해제 등이 있어야 열람할 수 있다니...

  왜 그토록 철저하게 공개를 못하게 해놨을까? 그 ‘지정 기록물’은 언제 어떻게 공개될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도 더욱 까칠한 의문은, 과연 그 ‘기록물’에는 그 ‘비극’의 실체적 진실이 그대로 담겨 있을까? 선대(先代)의 혜안(慧眼)을 빌리기 위해 넋두리를 풀어 보는데...

 

  지난 5년간 ‘문주주의’(文主主義) 시절을 관통했던 철학이 있다고들 한다. 이제는 언급조차도 거시기하다만, ‘내로남불’에 ‘자화자찬(自畵自讚)’을 일컫는다. 이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통계의 분식(粉飾)과 왜곡(歪曲)이 동원됐던가. 말로 쌓은 거짓은 또 어떻고... 습관성이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듯했다.

  고용과 소득, 주택 등 부동산, 전력 수급, 4대강을 비롯한 환경, 방역, 안보 및 외교와 평화, 북녘의 비핵화(非核化) 등등 즐비하다. 그 버릇을 누구에게 주었겠는가.

 

  그 ‘지정 기록물’은 역사(歷史)가 된다. 많은 국민들은 묻고 싶을 것이다. “현재의 ‘공개할 수 없음’에 편승하여 훗날을 위해 ‘제 논에 물 대기’식의 자료와 내용으로 채우지는 않았을까?”

  합리적 의심(疑心)을 넘어, 합리적인 단정(斷定)까지도 가능할지는 ‘읽는 분’들의 판단에 맡기기로 한다. 이에 더하여...

 

  먼 훗날에는 ‘지정 기록물’의 내용이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시점에서는 그 허(虛)와 실(實)이, 진실(眞實)과 거짓이 즉시 낱낱이 판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단, 연평도 해역의 ‘비극’뿐일까? 다른 ‘지정 기록물’들은? 열을 알려면 하나만 봐도 될까? 따라서...

 

  그 ‘비극’과 관련한 ‘지정 기록물’의 지금 공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에 비견할 만하다고 한다. 저들에게는 그 ‘지정 기록물’ 공개를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어쩌면 가장 절박한 사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경험에 의한 학습의 결과가 30여 년 후에는 이 나라의 자랑스런 정사(正史)로 변하여 후손들에게 전해지는 꼬라지를 눈 뜨고 허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최소한 과반(過半)은 동의하리라고 확신한다. 그 ‘지정 기록물’은 즉시 공개되어야 마땅하다. 나라의 정체성에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이다.

 

  “지난 시절 만행(蠻行)은 역사이지, 화제나 논쟁거리가 아니다.”

 

李 · 斧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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