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에 대한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한미 국방장관이 해당 문건이 조작됐다는 양국의 평가에 대한 증거 여부를 묻는 말에 대해 문건을 평가·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문서가 추가로 조작됐는지를 알기 위해 문건을 평가하고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나는 이러한 특정 사안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도청이 사실이면 한국에 사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다시 말하지만 이 사안은 검토가 진행 중이다. 본질적으로 범죄여서 법무부가 다루고 있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린 한국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여러분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리의 (한국에 대한) 약속은 굳건하고, 한국과 긍정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바로 여기에서 들어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지난 11일 이종섭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군사기밀 누출 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전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국방부가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을 직접 접촉해 안심시키고 그들의 질문에 최대한 답변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DNI)이 대통령 지시로 유출에 따른 피해를 평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싱 부대변인은 "국방부는 기밀정보 보호 관련 정책·절차를 개선하려는 초기 조사결과 및 권고사항을 45일 이내에 장관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출된 문건에는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대화가 담겼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도감청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한미의 평가가 일치했다"고 전했었다.
장 · 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