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했다고 폭로하며 몬테네그로 선거판은 혼란에 빠진 양상이다.
8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최대 일간지 '비예스티' 등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른 유력 정치인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등 수년간 각별한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몬테네그로 현 총리가 오는 11일 총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전격 폭로했다.
드리탄 아바조비치 현 총리는 권 대표가 자필로 쓴 편지에 그가 '지금 유럽'(Europe Now Movement)의 밀로코 스파이치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권 대표는 아바조비치 총리를 비롯해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장관, 특별검사실에도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표와 유력 정치인 간 유착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권 대표 도피생활 기간 조력 의혹으로까지 번지면서 그가 '왜 몬테네그로에 머물렀는가'에 대한 의문증이 풀리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 유럽'은 지난해 6월 창당한 신생 정당으로 오는 11일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권 대표에 의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스파이치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몬테네그로의 총선 판도를 흔드는 대형 스캔들로 번지고 있다.
몬테네그로 현지법에 따르면 외국인은 정당에 기부하거나 선거 운동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 정당은 모든 기부금을 부패 방지국에 보고해야 한다.
아바조비치 총리는 권 대표와 스파이치 대표의 연관성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특별검사실에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파문이 커지자 스파이치 대표는 테라폼랩스 초창기인 2018년 초에 자신과 당시 자신이 일하던 회사가 테라폼랩스에 투자한 것은 사실이지만 권 대표에게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