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의 생전 인터뷰, "날 죽인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 독극물 중독 후 2020년 12월 독일에서의 대화 공개
- "내 역할을 대신할 준비가 된 다른 사람들 많아"

 

지난 1일 러시아 당국의 방해속에 어렵게 장례식이 끝난 직후, ‘나발니’의 생전 인터뷰가 공개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 LCI 방송이 처음 공개한 인터뷰는,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후 의식불명 상태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던 중, 2020년 12월 17일 자크 메르 당시 유럽평의회 의원과 나눈 대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그들이 나를 죽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내 역할을 대신할 준비가 된 다른 사람들이 있다. 모든 권력이 단 한 사람의 손에만 쥐어진 나라에서 살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수백만 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활동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대표하고 있는 혹은 내가 대표하려고 하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당시 그는 귀국 후 자신이 언제 체포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러시아 당국이 자신이 해외에 머물며 "또 한 명의 이민자"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확고한 귀국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나발니는 자신이 체포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경우 러시아의 민주화 운동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메르 의원의 질문에 "이미 나는 많은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왔기 때문에, 내 팀원들은 내가 없이도 어떻게 조직을 운영할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독일에서 가진 인터뷰 이후 한 달여 뒤인 2021년 1월 러시아로 돌아간 나발니는 귀국과 동시에 공항에서 체포, 수감되었고, 교도소에 갇힌 지 3년여만에 지난달 16일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병상의 나발니를 인터뷰한 메르 의원은 당시 그가 '매우 결연한' 전사이자 '화강암 덩어리'와도 같았다고 묘사했다고 리베라시옹은 전했다.

 

안 · 희 · 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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