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에서 제재 문제를 총괄하는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방한해 한국 고위 외교당국자들과 연쇄 회동하고 대북제재·대러제재 등에 대해 협의했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방한 중인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27일 서울에서 한국 정부의 북핵 수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 협의를 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고도화 노력이 한미의 억지력 강화는 물론,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도발적 행동을 지속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넬슨 차관은 재무부 내 제재 담당 조직의 최고위 인사로. 미국의 독자제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을 관장한다. 그런 만큼 넬슨 차관과 김 본부장은 독자제재 추진을 포함해 대북제재 문제 전반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실험 시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카드를 꺼낼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넬슨 차관은 이어 외교부에서 경제외교를 담당하는 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사건 당일인 2020년 9월 22일 우리 군이 파악한 비교적 상세한 정황을 24일 공개했다. 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당시 우리 군이 확보한 첩보의 전체 분량은 7시간 통신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라며 "그런데 그 중 '월북'이라는 단어는 단 한 문장에 한 번 등장했으며, 그 전후 통신에는 월북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월북' 단어가 등장한 시점도 북한군에게 발견된 직후가 아닌 2시간이 지난 후에 나왔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확고한 월북 의사가 있었다면 월북 관련 내용이 상세히 나와야 하고 또 발견된 직후에 언급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방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문서를 열람한 결과, '입수한 지 40여 시간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는 표현도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월북 의도가 있었다는 판단의 신뢰도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중요한 근거"라고 밝혔다. 신원식 의원은 이와 관련해 "현장에 있는 북한군 병사가 이대준 씨에게 물은 것을 다시 그 상급 기관에 무전기로 비어·암어가 아닌 평문으로 보고한다"며
미국과 중국이 한국과 일본 등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중국이 이들 국가의 정상회의 참여에 반대한다고 밝히자 미국은 중국이 거부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나토 회원국이 아닌 한국과 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국가의 정상도 참석하기로 한 상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북대서양의 지리적 범주가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국가와 국민은 군사집단을 끌어들여 분열과 대항을 선동하는 어떤 언행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중국은 국가 간 발전 관계는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하며 제3자를 겨냥하거나 제3자의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일관되게 생각해왔다"고 부연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 아태 지역 국가 간 협력 모색에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이 지난달 나토 사이버방위센터(CCDCOE)에 정식 가입한 데 대해서는 중국 관영 매체가 역내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비판한 바 있다. 왕 대변인은 나
윤석열 대통령이 ‘치안감 인사안 번복’에 대해 “국기문란”이라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남에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마치 인사가 번복된 것처럼 나간다는 것 자체가 중대한 국기문란 아니면 공무원으로서 할 수 없는 과오”라며 경찰 측을 비판했다. 경찰은 지난 21일 저녁 7시쯤 치안감 28명에 대한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가, 약 2시간 뒤인 9시쯤 7명이 바뀐 인사 명단을 수정 발표해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은 "경찰에서 행정안전부로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냥 보직을 해버린 것"이라며 “언론에서는 치안감 인사가 번복됐다고 하는데, 번복된 적도 없고 저는 행안부 나름 검토해 올라온 대로 재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재가도 나지 않고 행안부에서 또 검토해 대통령에게 의견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인사가 밖으로 유출됐다"며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경찰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행안부에 파견된 치안정책관이 (최종안이 아닌) 이전 버전의 인사 명단을 잘못 보내줬고, 경찰이 확인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내부망에 공지한 실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행안부 내 경찰국
윤석열 대통령이 공기업 경영에 대해 과감한 혁신을 예고했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공공기관 혁신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공공기관 경영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기관 부채가 5년 간 급증해 작년 말 기준 583조원에 이르고 있다”며 “부채 급증에도 지난 5년간 조직과 인력은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시내 한 가운데 과하게 넓은 사무공간을 만드는 등 공공기관 호화 청사는 매각 또는 임대해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고연봉 임원진은 스스로 대우를 반납하고 복지를 축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도 예외일 수가 없다.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 “기획재정부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구조조정을 통해 거둬들인 돈을 국고로 환수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며 구체적 방안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경제가 어려울 땐 전통적으로 늘 공공부문이 먼저 솔선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며 "지금 나라 전체 여건도 어렵고 매년 나
미국 상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의 인권 탄압과 관련해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법'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롭 포트먼, 셰러드 브라운, 크리스 쿤스 상원 의원이 작년 6월 17일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지 1년만으로, 작년 10월 상원 외교위를 통과했었다. 오하이오주 출신인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에서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북한에 억류됐다가 이듬해 6월 혼수상태로 석방돼 돌아왔지만 엿새 만인 같은 달 19일 결국 숨졌다. 이 법안은 북한과 관련된 정보 공유 수단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을 운영하는 미 연방정부 산하 '글로벌미디어국'(USAGM)에 5년간 매년 100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또 미 대통령이 법 제정 180일 이내에 북한의 억압적 정보 환경을 다룰 전략을 개발해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검열 및 감시 관련자에게 미국 내 자산 동결, 비자 및 입국 제한 등 제재를 부과할 수 있게 한 조항도 마련했다. 이 법안은 하원 관문을 통과하고 미 대통령이 서명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김 · 정 · 훈 <취재기자>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두고 정치적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 아들이 '신색깔론' 발언을 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이씨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20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씨의 아들이 쓴 손편지 사진 두 장을 올렸다. 전날 우상호씨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을 쟁점화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아들은 우씨에게 "월북이라는 두 글자로 저는 어머니와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고 우리 가정은 완전히 망가졌는데 지금 국민을 상대로 장난하시는 건가"라고 했다. 우상호씨는 "이명박 정부 초기 금강산 관광을 갔던 박왕자 씨가 피살됐을 때 정권이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느냐. 관광만 문 닫고 끝났다"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경우 전 정권이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씨 아들은 우씨의 발언에 "김정은 위원장이 제 가족에게 사과했나"라고 되물으며 "조선중앙통신에서 (북한은) 모든 책임이 남쪽에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북한을 굴복시킨 건가"라고 했다. 또한 "아버지는 월북자, 남겨진 가족은 월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단 도발 움직임과 관련, 대화 관여를 촉구하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번 주 초 박진 외교장관과 회담 직후 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어떤 적대적 의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대화와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며 "알다시피 북한으로부터 아무 답변도 없으며, 여기에서 어떤 변화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도 거듭 우려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언급했다시피 중·러는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의 이 같은 입장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중립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은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군대를 집결시키기 시작한 초기부터 관측됐던 것"이라며 "중국은 이미 선택을 했으며, 여전히 러시아의 편에 서 있다. 중국은 여전히 러시아의 거짓 선전 선동을 되풀이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시행령에 대해서 수정 요구권을 갖는 것은 위헌 소지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의 관련 질문을 받고 "어떤 법률안인지 한 번 봐야 한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시행령 내용이 법률 취지에 반한다면 국회에서는 법률을 더 구체화하거나 개정해서 시행령을 무효화 할 수 있다"며 "그런 방식이면 몰라도 시행령은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고, 시행령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헌법에 정해진 방식과 절차에 따르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정부 시행령에 대한 수정 요구권을 갖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김 · 정 · 훈 <취재기자>
북한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한을 사실상 '적'으로 규정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지난 8∼10일 진행한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결론에서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이 천명되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결론에서는 "다사다변한 국제정치 정세와 주변 환경에 대처하여 북남관계와 대외사업 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적 문제들과 일련의 전술적 방향들을 제시하였다"고 밝혔었다. 불과 5개월만에 ‘북남관계'가 '대적투쟁'이라는 강경한 표현으로 바뀐 것이다. 북한은 2020년 6월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남북 통신연락선을 모조리 차단하면서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히기는 했다. 하지만 긴장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이후에는 고위 간부나 관영매체가 남측을 '적'이라고 콕 집어 규정한 적은 없었는데, 이 표현이 부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북한은 우리의 적' 발언을 의식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북한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